인공지능(AI) 거래로 고수익을 낸다고 속여 비트코인 투자금 238억원을 가로챈 사기범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7단독 박소연 판사는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모(54)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14명에게는 실형 및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김씨는 2016~2018년 투자자드를 속여 총 3961차례에 걸쳐 238억20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AI 컴퓨터 ‘에어봇’이 전 세계 120여개국 비트코인 거래소를 연결해 가격이 싼 국가에서 사들인 뒤 비싼 국가에 되팔아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투자자들을 꼬드긴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들이 거래에 썼다는 AI 프로그램은 실체가 불분명하고, 투자금 가운데 비트코인을 사들인 금액도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이러한 방법으로 250~1000달러를 투자하면 최대 3600달러를 지급한다고 투자자들을 속였다.
또 투자자들에게 다른 투자자를 모집하면 추천 수당으로 투자금의 20%를 지급하겠다는 ‘다단계 사기수법’도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편취금이 238억원을 넘고 김씨가 핵심적 위치에서 범행을 적극 주도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비트코인 고수익’을 미끼로 사기 행각을 벌이는 일당들이 종종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일례로 지난해 10월에도 가짜 비트코인 마진거래 사이트를 개설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오픈 채팅방을 통해 모집한 투자자들을 속여 23억 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힌 바 있다.
비트코인 마진거래는 가상자산의 가격 변동을 이용해 시세차익을 얻는 방식이다.
이들은 지난 지난해 1월 4일부터 2월 8일까지 가짜 비트코인 마진거래 사이트를 개설한 뒤 35명으로부터 총 23억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SNS 오픈채팅방에서 투자 전문가를 사칭해 모집한 회원들을 가짜 비트코인 마진거래 사이트에 가입시켰고, 원금 보장은 물론 200% 이상의 고수익을 낼 수 있다며 피해자들을 속였다.
투자자를 가장한 공범들이 “전문가를 통해 큰 수익을 냈다”며 허위로 바람을 잡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