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의 액션 스타 스티븐 시걸이 암호화폐(가상화폐) 사기에 연루돼 모스크바로 도망갔지만 법망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블룸버그통신의 2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앞서 시걸은 2020년 2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자신이 연루된 암호화폐 사기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33만 달러(3억8000만원)의 합의금을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SEC는 시걸이 비트코인2젠(Bitcoiin2gen)의 초기 코인 공모(ICO)를 추진한 대가로 현금 25만 달러와 토큰 75만 달러를 약속받았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시걸은 총 33만 달러 중 7만5000달러(8700만 원)만 지불하고 나머지 25만5000달러(3억 원)는 연체된 상태에서 모스크바로 이주했다.
이후 시걸은 미국 SEC의 접촉 시도를 무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최근 뉴욕 동부지법 윌리엄 쿤츠 연방 판사는 시걸에게 나머지 25만5000달러도 모두 지불하라고 명령했다.
쿤츠 판사는 지난주 시걸과 그의 대리인들에게 SEC에 대응하기 위해 법정에 출두하라고 지시했으나 시걸과 전 변호사, 매니저는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SEC는 “시걸 측이 최초 결제 이후 나머지 합의금을 지급하라는 거듭된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걸은 지난 2018년 비트코인을 흉내 낸 비트코이인(Bitcoiin) 코인공개(ICO)의 홍보대사를 맡았었다. 비트코이인은 비트코인에 ‘i’만 한자 더 붙인 암호화폐인데, 이는 사기로 밝혀졌다.
암호화폐 발행사가 시걸의 지명도를 이용해 암호화폐를 선전했던 것이다.
발행사는 유명 연예인을 앞세워 투자를 끌어들이고 다단계를 통해 자금조달을 했다.
피해자가 속출하자 주정부는 비트코이인 ICO가 사기행각이라고 판단하고 ICO 중지는 물론 SEC에 시걸 등을 고소했다. 그러자 SEC는 시걸에게 모두 33만 달러를 합의금으로 지불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시걸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그에게 러시아 시민권을 부여함에 따라 러시아로 이주해 SEC의 벌금을 회피해 왔다. 푸틴 대통령은 2016년 시걸에게 러시아 시민권을 부여하는 대통령령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