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가상화폐 거래소 사이에 ‘머니 무브’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국내 대형 거래소들이 잇따라 알트코인을 ‘잡코인’ 목록에 올리면서, 가상화폐의 투자자들이 다른 거래소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17일 가상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국내 4대 거래소의 24시간 거래량은 이날 오후 2시 현재 원화 기준으로 총 5조2923억원이다.
이는 보름 전인 지난 2일과 비교하면 30% 이상 줄어든 액수다.
특히 업비트와 코인원, 코빗 등 3개 거래소의 거래량이 나란히 크게 줄었다.
거래량 1위인 업비트의 경우, 지난 2일 55억7006만 달러에서 이날 32억1883만 달러로 42.2% 감소했다.
반면 빗썸에서의 거래량은 오히려 늘어났다. 지난 2일 10억3889만 달러에서 이날 11억1880만 달러로 7.7% 증가했다.
비트코인 시세가 고점을 찍은 4월 중순 이후 대다수 거래소의 거래량이 하향 곡선을 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빗썸에서만 거래량이 늘어난 것은 업비트의 ‘코인 퇴출’ 작업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업비트는 지난 11일 가상화폐 총 25종을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또 5종의 가상화폐를 대상으로 원화 거래를 종료했다.
빗썸은 같은 날 2종의 가상화폐만 유의종목으로 지정했고, 17일에 2종을 추가했다. 이와 별개로 4종의 거래 지원을 종료한다고도 공지했다. 업비트에 비해선 퇴출 규모가 훨씬 적은 편이다.
정부의 ‘셀프 상장’ 금지 조치에 따라 거래소마다 거래 가능한 가상화폐의 종류가 다르다.
이에 업비트가 퇴출 절차를 밟고 있는 가상화폐 중 일부는 현재 빗썸에 상장돼 있다. 베이직·링엑스, 원화 거래 종료 대상인 옵저버·퀴즈톡 등 총 4종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해당 가상화폐를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들이 업비트에서 빗썸으로 물량을 옮기는 중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향후 시장에서 퇴출되는 가상화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거래소가 본인 또는 특수관계인이 직접 발행한 가상화폐의 매매나 교환을 중개할 수 없도록 하는 특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