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의 대장주 격인 비트코인의 3분의 1가량은 투자자 1만명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대중성이 크게 나아졌지만 여전히 일부 ‘고래'(큰손)에 소유권 집중됐다는 지적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25일(현지시간) 미국의 민간 싱크탱크 전미경제연구소(NBER)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비트코인 거래에는 통상 중개업자가 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량 소유주를 알아내는 것은 어려웠다.
하지만 NBER 연구진은 개인과 중개인의 비트코인 주소를 구분 짓는 새로운 자료 수집 방법을 통해 비트코인의 소유권을 파악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개업자들이 550만개, 개인이 850만개의 비트코인을 갖고 있었다.
개인 투자자 가운데는 상위 1000명이 300만개의 비트코인을 소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위 1000명이 보유한 비트코인 300만개는 이날 오전 기준(비트코인 1개당 약 7590만원)으로 약 277조7000억원 규모다.
NBER은 “동일인이나 단체가 일부 주소를 같이 운영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어 실제 집중도는 훨씬 높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채굴 능력은 집중 정도가 더 심했다.
채굴자 상위 10%가 전체 채굴 능력의 90%를 차지하고, 50여명 정도인 상위 0.1%가 채굴 능력의 50%를 갖고 있을 정도로 채굴 능력이 편중돼 있었다.
일부에 채굴 능력이 집중되면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51% 공격’에 취약해질 수 있는 것으로 우려됐다.
51% 공격이란 특정 악의적인 세력이 블록체인 네트워크 해시파워(Hash Power)의 절반 이상을 장악해 거래 내역을 위·변조하거나 삭제하는 일종의 해킹 공격을 말한다.
NBER 연구진은 “지난 몇 년간 비트코인이 세간의 관심을 받았음에도 여전히 대형 채굴자, 비트코인 보유자, 거래소 등이 비트코인을 독점적으로 지배하는 생태계”라며 “이러한 쏠림 현상은 비트코인을 해킹 공격 등 시스템상의 리스크에 노출시킬 뿐 아니라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분 대부분이 소수에게 몰릴 수 있음을 암시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