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품연구원(식품연) 소속 직원이 홍보관 내부에서 암호화폐를 채굴한 것이 적발됐다.
2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가 최근 공개한 한국식품연구원 특정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식품연 A 실장은 연구원 그래픽처리장치(GPU) 12개를 이용해 암호화폐 채굴용 서버를 몰래 만들어 코인을 채굴했다.
A 실장은 직원들이 거의 출입하지 않는 VR실 창고에 채굴용 서버를 둬 이를 은폐했다.
식품연은 내부 물품 수량 조사 중 GPU 수량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고 자체 조사를 벌여 인가되지 않은 외부망이 연결돼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과기연구회에 감사를 요청했고, 과기연구회 감사위원회는 지난 5월 이틀에 걸쳐 예비감사를 실시한 뒤 지난 6월 4일부터 28일까지 본 감사에 착수했다.
감사 결과 식품연 소속 A실장이 GPU 12개를 이용해 암호화폐 채굴을 한 것이 드러났다.
A 실장은 타인의 접근을 막고 암호화폐 채굴을 위해 지난 2022년 5월부터 에어컨 및 출입감지센서 설치와 전기공사를 시행했는데, 이는 모두 식품연의 기관 예산인 점도 파악됐다.
그는 이렇게 얻어낸 암호화폐를 관리하기 위해 연구원 외부에서 통신 중계기를 반입해 비인가 가상 사설망(VPN)을 사용해 식품연의 방화벽 등을 우회하기도 했다.
A 실장의 암호화폐 채굴은 2022년 4월부터 2023년 9월까지 지속적으로 이뤄졌다.
A실장은 암호화폐 채굴용 GPU를 구매하기 위해 소속 직원의 계정까지 도용했다. 소속 직원들에게 GPU 구매를 지시했으나, 구매가 늦어지자 본인이 직접 소속 직원의 계정으로 접속해 GPU를 구매한 것.
과기연구회에 따르면 암호화폐 채굴로 인해 발생한 전기 사용료, 시설·장비의 임의 설치 비용을 고려했을 때 786만2990원의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여러 차례의 우회 접속으로 인해 식품연의 주요 연구자료가 외부로 유출되기도 했다.
과기연구회는 이번 감사 결과에 따라 식품연에 A실장을 해임할 것을 요구하고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또 내부 정보시스템 관리책임자 2명에 대해서는 경징계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