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후 처음으로 시세조종 사건 조사에 나섰다. 신규 상장 직후 1000%이상 폭등한 어베일 코인이 조사 대상이다.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가상조사국은 지난달 23일 빗썸에서 거래된 가상자산 어베일의 시세 변동에 대해 파악하고 있다.
어베일은 신규 상장 직후 1000%이상 폭등한 이후 다음 날에는 전날 대비 80% 폭락하면서 시세조종 의혹에 휩싸였다.
지난달 23일 오후 10시 빗썸에 상장된 어베일은 거래 지원 기준가는 236원이었지만 상장 당일 약 15분만에 3500원까지 치솟았다. 무려 1400% 넘게 폭등한 것. 그러다 다음날 다시 200원 대로 급락했다.
금융감독원 가상자산조사국 관계자는 “시세조종 의혹이 있는 것은 알고 있고 관련해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면서 “ 가상자산 시세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 공식적으로 조사에 착수했는지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어베일 시세는 당시 다른 거래소에서는 210원에 불과했는데, 빗썸에서만 어베일 시세 변동폭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코인마켓캡 기준으로도 어베일은 0.23달러(약 316원) 선에서 거래됐다. 글로벌 시세와 별도로 빗썸에서만 가격이 크게 움직인 것이다.
사건의 주도자인 A씨는 어베일 빗썸 상장 전 자신의 X(구 트위터)를 통해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어베일을 모금하기도 했다.
A씨는 국내 가격이 해외 보다 높게 거래되는 ‘김치 프리미엄'(재정거래)으로 매도 차익을 내 더 많은 어베일을 구매해 돌려주겠다며 119개 지갑에서 어베일 약 124만개(42억원 규모)를 모금한 걸로 알려졌다.
A씨는 어베일이 773원을 기록하고 있을 때, ‘수고하셨습니다 한국 사랑해요’라는 글을 게시하며 빈축을 사기도 했다.
당시 A씨가 보유한 어베일은 빗썸에서 유통된 어베일 물량의 7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전해진다.
빗썸 관계자는 “빗썸은 24시간 가상자산 입금 모니터링 및 이상거래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으며 해당 건 역시 관련 사항이 정상적으로 진행된 건”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9일부터 시행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가상자산 시장에서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시세조종 등 불공정 거래 사실이 적발될 경우 1년 이상의 징역이나 부당하게 취득한 이득의 3~5배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만약 불공정 거래를 통해 얻은 이익이 50억원 이상일 경우 5년에서 최대 무기징역까지도 선고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