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비트코인 창시자’라고 주장했던 호주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위증 혐의로 기소될 처지에 놓였다.
영국 런던 고등법원 제임스 멜러 판사는 16일(현지시간) 호주 컴퓨터 프로그래머 크레이그 라이트(54)를 위증 혐의로 검찰에 회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라이트는 과거 여러 차례 자신이 비트코인 창시자인 ‘사토시 나카모토’이고, 비트코인의 개념을 설명한 백서의 저자라고 주장해 왔다.
이와 관련해 라이트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모두 패소했다. 2019년에는 법정에서 제시한 문서가 위조된 것으로 밝혀져 더욱 수모를 겪기도 했다.
지난 3월 제임스 멜러 판사는 라이트가 비트코인 창시자인 ‘나카모토 사토시’가 아니라고 판결했다.
당시 이와 관련해 멜러 판사는 “라이트가 많은 양의 문서를 위조해 법정에서 증거로 제시함으로써 거짓 서술을 만들려고 시도했다”며 “노르웨이와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에서도 법적 조치를 통해 ‘사토시 나카모토’가 되겠다는 주장을 발전시킴으로써 사법 절차를 악용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라이트 박사는 비트코인 백서의 저자가 아니며, 2008∼2011년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가명을 채택하거나 운용한 사람도 아니다”라면서 “그는 비트코인 시스템을 만든 사람이 아니며 비트코인 소프트웨어의 초기 버전을 작성하지도 않았다”고 판시했다.
판결이 나온 후 라이트는 자신의 웹사이트 첫 페이지에 자신이 사토시가 아니라는 성명문을 게재했다.
또 이러한 판결이 나온 이후에 라이트는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가상화폐 업계는 그를 제소했다. 법정에 위조된 문서를 제출하면서 위증 혐의로 검찰 조사도 받게 됐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비트코인 개발자로 알려진 인물로, 2009년 세계 최초의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을 개발했다.
하지만 그의 정확한 정체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위치 추적이 어려운 토르 브라우저를 이용했고, 한자 이름조차 밝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그를 일본인이라고 추측하기도 어려운 상태다.
일본의 한 잡지는 사토시 나카모토를 일본 교토대학의 수학교수 모치즈키 신이치로 추정했지만, 본인이 이를 부인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사토시 나카모토가 개인이 아닌 집단이라는 주장도 제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