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동안 해커들이 훔친 가상자산 금액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두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에 도난 당한 암호화폐 가치는 이미 2조원에 육박하고 있었다.
미국 가상자산 매체 디크립트,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7일(현지시간) 블록체인 정보 분석 회사 TRM 랩스(TRM Labs)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 이 같은 보도를 내놨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 6월 24일까지 총 13억8000만 달러(약 1조9056억원) 상당의 가상자산이 도난당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에 발생한 피해액 6억5700만 달러(약 9068억원) 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올해 발생한 해킹 피해액은 이미 지난해 전체 피해액인 17억 달러(약 2조3494억원)에 근접하는 액수이기도 하다. 2022년의 경우 한해 동안 9억달러 규모 암호화폐가 해킹으로 도난당했다.
특히 올해는 도난 금액이 큰 해킹 사건이 다수 발생했다. 로이터통신은 “암호화폐 가격 상승세 속에 몇차례 대규모 공격이 이같은 분위기를 주도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올해 발생한 주요 도난 사건 중 다섯 건이 전체 도난 금액의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도난 금액이 큰 사건은 지난 5월에 일본 거래소 DMM 비트코인에서 약 4500 BTC(약 4146억원)가 도난당한 사례다.
DMM 비트코인은 당시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은 콜드월렛에서 관리하던 일부 비트코인을 인터넷에 연결해 이동시킬 때 해킹당했거나 콜드월렛의 비밀번호가 유출됐다.
또 가상자산 가격이 지난해보다 평균적으로 상승하면서 비슷한 횟수의 해킹을 당했음에도 피해액은 증가한 것으로 진단됐다.
TRM랩스는 “비트코인부터 이더리움, 솔라나까지 다양한 토큰들 가치가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했다”면서 “하지만 암호화폐 생태계 보안에 근본적인 변화는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범죄자들이 암호화페 서비스들을 공격해야할 동기를 보다 많이 갖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가상자산 해킹 주요 공격 벡터로 개인 키 및 시드 문구 유출, 스마트 계약 취약점 악용, 플래시 론 공격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