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씨가 세운 테라폼랩스의 초기 개인 투자자 중 한명이 그가 구금된 몬테네그로의 현직 총리로 드러나면서 거센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몬테네그로의 현직 총리가 보유한 루나 코인을 2022년 4월 최고가(개당 119달러)에 올랐을 당시 팔았다면 9000만 달러(약 1244억원)에 가까운 차익을 올렸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몬테네그로 일간지 비예스티는 18일(현지시간) 현 밀로코 스파이치 총리가 테라폼랩스 창업 초기에 투자한 사람 중 하나라는 보도를 내놨다.
스파이치 총리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뉴욕 남부연방법원에 제출한 엑셀 자료에 나온 초창기 투자자 81명 가운데 16번째 투자자로 파악됐다.
그동안 스파이치 총리는 2018년 초 당시 일하던 회사가 테라폼랩스에 7만5000달러(약 1억원)를 투자했다가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SEC가 증거로 제출한 엑셀 자료에는 그가 몸담았던 캐피털사 이름이 없었다.
이에 현지 시민운동단체 URA는 “스파이시 총리의 거짓말이 탄로났다”면서 “본인의 개인 투자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자신이 일하던 회사가 권도형에게 사기를 당했다고 말했다. 이는 대중을 속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예스티는 “스파이치 총리실에 테라·루나 코인 폭락 전에 보유한 코인량을 문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면서 “총리가 정말 손실을 본 게사실이라면 다른 투자자와 함께 권씨를 사기죄로 고소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스파이치 총리가 테라폼랩스와의 개인적인 관계를 숨겨온 정황이 나오면서 그가 권도형과 특수 관계라는 의혹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스파이치 총리는 2020년 12월~2022년 4월 재무장관을 지내면서 가상자산 업계를 적극 지원해온 바 있다.
이미 현지에서는 스파이치 총리가 지난해 6월 총선 나흘 전에 권씨에게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졌던 바 있다.
또 인터폴이 권씨에게 적색 수배령을 내린 2022년 9월 이후에는 두 사람이 세르비아에서 만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당시 스파이치 총리는 “권도형이 수배 중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