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9월 2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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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형 “가짜거래 식별 못하게 할 것”…테라 초기부터 투자자 속인 정황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씨가 테라폼랩스 운영 초기부터 투자자들을 속이려 한 정황이 담긴 대화 내용이 법원에 제출됐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공준혁)는 최근 이런 내용이 담긴 의견서를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의 1심 재판부인 서울남부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 장성훈)에 제출했다. 신씨는 권씨의 공범으로 함께 기소된 인물이다.

의견서에는 2019년 5월 권씨와 신씨가 간편결제 애플리케이션 ‘차이'(Chai)를 두고 나눈 메신저 대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르면 권씨는 신씨에게 영어로 “내가 그냥 진짜처럼 보이는 가짜 거래를 생성할 수 있다. ‘차이’가 성장하면 가짜 거래를 줄이면 된다. 내가 식별 못하게 만들 테니까”라고 말한다. 그러자 신씨는 “소규모로 시험해보고 어떻게 되는지 보자”라고 반응했고, 권씨는 “알겠다”라고 답했다.

이러한 대화를 두고 검찰은 권씨와 신씨가 사업 초기부터 고의로 테라 관련 거래를 조작해 투자자를 속이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고 있다. 허위 거래로 거래량을 부풀려 투자자들을 유치해 사업을 확장하려 했다는 지적이다.

반면 신씨 등은 법정에서 사기성을 부인하며 테라·루나 폭락의 원인이 권씨의 무리한 운영과 외부 공격 탓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한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4월 같은 내화 내용을 권씨의 사기 행위를 인정한 미국 뉴욕 남부연방법원 민사소송 배심원단에 제출하기도 했다.

SEC는 지난 2021년 권씨와 테라폼랩스가 테라의 안정성과 관련해 투자자들을 속여 거액의 손실을 입혔다며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최근 배심원 평결이 권씨의 혐의를 인정하면서 권씨 측은 44억7000만달러(약 6조1000억원) 규모의 환수금 및 벌금 납부에 합의했다.

권씨는 테라·루나 폭락 직전인 2022년 4월 한국을 떠나 도피 행각을 벌이다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여권 위조 혐의로 체포된 뒤 현지에 구금돼 있다. 한국과 미국의 권씨의 신병 확보를 위해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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