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디지털 위안화(e-CNY)로 결제가 가능해진다.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홍콩금융관리국(HKMA)은 전날 성명을 통해 디지털 위안화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계획에 따르면 홍콩 주민들이 중국은행, 교통은행, 건설은행, 중국공상은행에서 디지털 위안화 지갑을 개설해 중국 본토에서 결제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홍콩은 중국 본토 이외의 지역에서 디지털위안화 지갑을 설정할 수 있는 첫 번째 지역이 됐다.
홍콩인들은 전화번호만 사용하면 홍콩 내 17개 시중은행을 통해 ‘FPS’로 불리는 즉시 결제 시스템으로 본토 은행 계좌를 개설하지 않고도 디지털 위안화 지갑을 충전할 수 있다.
충전된 지갑은 이른바 ‘그레이트 베이’ 지역과 중국 내 기타 시범지역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그레이트 베이’는 중국 광둥(廣東)성과 홍콩-마카오를 잇는 지역을 일컫는다.
홍콩 통화관리국은 “중국인민은행과 긴밀히 협력해 디지털위안화 적용 범위를 점차 확대하고 기능의 범위를 풍부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싱다오르바오는 “현재 시범 사용 중인 디지털 위안화 지갑이 일반에게 사용이 확대되면 대륙과 홍콩에서 상대방 지역을 방문했을 때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디지털 위안화는 2020년 4월 인민은행이 처음 발행한 법정화폐로, 암호화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다.
중국은 2014년 법정 디지털 화폐 연구에 본격적으로 들어가 2019년 하반기부터 일부 시범 도시에서 일반 주민 대상으로 디지털 위안화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이다.
디지털 위안화 유통량은 2022년 12월 말 136억1000만 위안으로 전체 화폐 유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13%를 차지하고 있으며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이번 조치는 중국 당국이 글로벌 금융 허브로서의 홍콩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지원을 강화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최근 홍콩에서는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아시아에서 최초로 승인된 바 있다.
현물 ETF 출시로 홍콩은 가상자산 허브 자리를 놓고 진행 중인 싱가포르·두바이와의 경쟁에서 위상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