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3일, 온라인 상에서 ‘로어링 키티’라는 가명으로 알려진 인플루언서가 약 3년 만에 온라인에 글을 올렸다.
로어링 키티의 실명은 키스 질(Keith Gill)로, 그는 매사추세츠 뮤추얼 생명보험의 전직 마케터였으며, 지난 2020년과 2021년에 게임스탑 주식과 콜 옵션에 투자하는 ‘트레이더 군단’을 끌어모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게임스탑 등과 같은 종목을 비관적으로 보는 공매도와 헤지 펀드를 겨냥해, 공매도 포지션을 커버하고 대상 주식의 가격을 끌어올리도록 개인 투자자들을 결집시킨 주인공이다. 당시 게임스탑의 주가는 그야말로 폭등의 폭등을 거듭했다.
이 같은 로어링 키티의 등장에 게임스탑의 주가는 월요일 74.40% 폭등한 30.45달러에 정규 장을 마쳤으며, 또 다른 밈 주식의 대표주자인 AMC 엔터테인먼트의 주가도 무려 78.35% 급등한 5.1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과거의 주가 폭등을 기대하며 위험한 베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과거의 폭등은 재현 될 수 있을 지에 의문이 생기는데, 유의해야 할 점들이 있다.
우선 로어링 키티는 하나의 심플한 게시글을 올렸을 뿐이다. 그가 어떤 활동을 하게 될지, 또 그 활동이 과거처럼 막강한 영향력이 있을 지는 알 수 없다. 키스 질은 당시 게임스탑 주가 폭등으로 엄청난 돈을 벌어 백만장자가 된 상태로, 이제 그는 더 이상 공매도에 분노하는 개미 투자자의 신분이 아니다.
다음으로 유의해야 할 점은 게임스톱 (NYSE:GME)과 AMC 엔터테인먼트 (NYSE:AMC) 등 밈 종목의 약한 펀더멘털이다.
헤지펀드 등 공매도 세력이 이들 종목을 노리는 이유는 분명한데, 바로 ‘실적 부진’이기 때문이다. 특히 게임스탑의 경우 회계연도 2023년 4분기 17억 9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전년 동기 22억 3000만 달러보다 한참 낮은 수치이다.
한편, 미국 증권시장이 13일(현지시간) 혼조세로 거래를 마쳤다. 그동안 랠리를 펼쳤던 다우 지수는 약세로 돌아섰고, S&P 500 지수는 보합세로 거래를 마쳤는데, 전날 나 홀로 하락했던 나스닥 지수만이 유일하게 이날 강보합세를 기록하면서 낙폭을 일부 회복했다.
뚜렷한 모멘텀이 부재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눈치 보기를 하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의 전문가들 역시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BTIG의 조나단 크린스키 전략가는 유망한 섹터로 ‘필수소비재’를 주목했고, ‘유틸리티 섹터’의 경우 당분간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필수소비재는 다년간의 기반을 돌파하려고 시도하고 있어 매력적으로 보인다”며 “반면 유틸리티 섹터는 3월 말까지 상승했기 때문에 지금은 투자하기 적절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시장이 방향성을 잃은 가운데, 월스트리트에서는 앞으로의 2주가 중요하다는 의견에 입이 모아지고 있다. 이 기간에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는 지에 따라 여름의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UBS의 자산 배분 책임자 제이슨 드라호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로 인해 조만간 시장이 시끄러울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는 예상을 뛰어넘는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나오면서 약세장을 촉발하리라고 본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