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사건브로커’가 연관된 수백억대 비트코인 유출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수사기밀을 사전 유포했다는 제보를 받고 광주경찰청 소속 경찰관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광주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김진호 부장검사)는 광주경찰청 정보화장비계 서버실과 일선경찰서 소속 경찰관의 자택 등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
검찰은 경찰이 가상화폐 형태의 범죄수익을 거둬들이는 과정에서 민감한 수사기밀의 누출 정황을 포착해 이날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수사기밀 유출 의혹이 있는 수사 대상은 수사관 1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광주경찰청은 복역 중인 아버지를 대신해 환산 금액이 4000억원에 이르는 비트코인 매개 불법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이모(35·여)씨에 대한 수사를 2022년 진행했다.
경찰은 이씨를 검거하며 비트코인 1798개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그런데 일일 거래량 제한 탓에 압수수색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면서 비트코인 320개(최고가 기준 현금 250억 원 상당)만 압수하는데 성공했다.
이 틈에 1476개 비트코인(재판 당시 시세 기준 608억원 상당)은 누군가 미리 빼돌리면서 증발했다.
경찰은 이씨 측이 비트코인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추가해 검찰 송치했다.
하지만 지난 2월 열린 2심 재판에서 이씨는 “비트코인 탈취 증거가 없다”, “나는 모르는 일이다” 등의 이유로 609억원 추징 대부분을 면제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추징 역시 증거에 의해 인정돼야 한다. 원심은 이씨가 비트코인이 중간에 사라지는 과정에 개입했다고 보고 추징을 명령했지만, 명확한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그런데 최근 사건브로커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성모씨가 검찰에 “사건 담당 경찰관이 이씨의 비트코인 압수수색 전 수사 정보를 알려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은 해당 담당 경찰관이 비트코인 유출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해당 경찰관은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으로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