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본격적으로 거래가 된 이후 하락세를 타고 있다.
15일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전날 보다 가격이 떨어지면서 4만200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앞서 비트코인은 지난 11일 오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현물 ETF 승인 효과로 인해 4만7000만달러대를 넘어섰으나, 미국 시장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거래가 된 이후 하락세로 전환했다.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10%가량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호재가 선반영된 데다 차익 실현을 매물이 출회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 그레이스케일발 매도 압력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SEC가 거래를 허용한 11곳의 자산운용사 중 그레이스케일의 상품이 기존의 비트코인 신탁상품을 현물 ETF로 바꿨기 때문이다.
그레이스케일의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투자 신탁(Grayscale Bitcoin Trust, GBTC)’는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도 이더리움 가격 변동에 의한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된 투자신탁상품이다.
그레이스케일이 판매해온 비트코인 펀드 GBTC의 경우 그간 구매는 가능하지만 판매가 불가능했는데 이번에 ETF로 전환이 승인되면서 판매가 가능해졌다.
이에 그레이스케일에서 비트코인 신탁상품을 보유했던 투자자들이 차익을 실현하면서 비트코인 하락세에 크게 영향을 끼쳤다는 설명이다.
오랜기간 펀드의 청산위험 등을 버티며 기다려온 투자자들이 당분간 대거 판매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비트코인 채굴자들이 매도에 나선 영향도 크다.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100일가량 남았기 때문이다.
반감기란 코인 채굴에 따른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기로, 새로 발행되는 코인의 양이 줄어드는 것이므로 가격에는 ‘호재’로 통한다. 하지만 채굴자들에게는 수익이 줄어드는 시기이기도 하다.
비트코인의 다음 반감기는 4월 중순쯤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채굴자들은 수익이 줄어들기 전 그동안 쌓아온 비트코인을 매도하는 분위기이다.
한편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에서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는 이날 52점을 기록하며 ‘중립(Neutral)’수준을 나타냈다. 전날(60·탐욕)보다 떨어진 수치다.
해당 지수는 0으로 갈수록 시장 심리가 극단적 공포에 가까움을 나타내며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