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발행한 가상화폐에 투자하면 50배 이상 벌 수 있다고 속여 10억원 이상을 가로챘다가 실형을 선고받은 40대가 항소했다가 형량이 늘었다.
부산고법 울산재판부 형사1부(재판장 손철우)는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8년이던 원심을 깨고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9년 3월부터 8월 사이 가상화폐 거래소를 설립해 운영하면서 거짓말로 투자자들을 꼬드겨 90여 명으로부터 투자금 12억원가량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채팅방 등에서 자신이 직접 발행한 B코인에 투자·거래하면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을 이용한 시세 조작으로 50배의 차익을 볼 수 있다고 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B코인을 현금 5원에 판매하면서 “만약 B코인 가격이 5원 이하로 떨어지면 자체 보유한 현금 10억원으로 이를 매입해 가격 하락을 방지할 수 있다”고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도 했다.
또 “B코인으로 편의점, 백화점, 주유소 등 20여 개 브랜드에서 결제할 수 있다” 등의 거짓말로 투자자들을 현혹시켰다.
하지만 A씨는 자산 10억원이 없었고, 오히려 6억∼7억원의 빚을 지고 있었다. 게다가 앞서 운영하던 외환거래 업체 투자자로부터 사기죄로 고소당한 상태였다.
그는 회사 명의의 계좌에 있던 13억원 상당을 개인통장으로 빼돌려 빚을 갚거나 생활비 등으로 쓴 것으로 조사됐다.
이 외에도 A씨는 또 자체 개발한 외환거래 프로그램을 통해 영국 주식에 투자하면 원금과 수익금을 주겠다거나 자신의 건설회사에서 아파트를 싸게 분양한다는 등의 사기 행각을 벌여 4명으로부터 총 2억 3700만원도 뜯어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사문서를 위조한 것은 물론 근로자 9명의 임금 1260만원도 지급하지 않은 혐의도 받는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그러자 A씨는 “가상화폐 거래소 운영을 제대로 하지 못해 이용자들이 요청한 금액을 지불하지 못한 것이지 사기는 아니다”라며 항소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거짓 광고로 회원을 유치하고 불특정 다수를 현혹했으며 피해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변명에만 급급하다”고 지적하며 형량을 가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