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란으로부터 가상화폐를 활용해 2년간 거액을 받아왔다는 이스라엘 측이 주장이 나왔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는 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전·현직 관료들을 인용해 이 같은 보도를 내놨다.
보도에 따르면 하마스는 2019년 하왈라(이슬람 문화권의 전통적 송금 시스템)를 이용해 이란으로부터 수천만달러를 조달했다. 이후에는 이스라엘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이를 디지털 통화로 전환한 것으로 추측됐다.
앞서 이스라엘 국가대테러금융국(NBCTF)은 2021년 가자지구 내 가상화폐 거래소 3곳이 보유한 암호화폐 자금에 대해 7건의 압류명령을 내린 바 있다.
이 가운데 한 곳은 하마스 연계 가상화폐 거래소인 ‘알 무하다툰’이다. 당시 NBCTF는 “알 무하다툰의 자금이 가자 지구 회사 소유이거나 ‘심각한 테러 범죄’를 저지르는 데 사용됐다”고 지적했다.
이후 NBCTF는 하마스가 통제하는 거래소의 자체 가상화폐 거래 계좌는 물론 고객들 계좌와 디지털 지갑까지 압수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자금 추적을 피하기 위해 거래소들이 매일 사용하는 지갑 주소를 자주 바꾸고 믹서(가상화폐를 쪼개 섞어서 재분해하는 기술)를 통해 자금을 보낸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은 최근 몇 년간 이란의 하마스 자금 지원이 대부분 가자, 레바논, 시리아, 튀르키예 전역에 퍼져있는 하왈라 거래상과 금융 서비스 제공업체를 통해 이뤄졌다고 파악했다.
이스라엘 소재 가상화폐 분석업체 비트오케이(BitOK)는 NBCTF가 하마스와 연계됐다고 지목한 가상화폐 계좌에 4100만달러가 입금된 것으로 추산했다.
또 팔레스타인의 또다른 무장 단체 이슬라믹 지하드와 연계된 것으로 보이는 가상화폐 계좌에 9300만 달러가 입금된 것으로 파악됐다.
WSJ은 “이스라엘이 확인한 가상화폐 거래소의 일부는 하마스의 국제 송금을 담당하는 전형적인 창구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달에도 팔레스타인의 하마스와 이슬라믹지하드(PIJ), 레바논의 헤즈볼라 등 3개 무장단체가 최근 가상화폐를 통해 18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했다는 보도가 나온바 있다.
가상화폐 추적업체 엘립틱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8월부터 올 6월까지 PIJ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계좌에 총 9300만 달러(약 1250억원)가 입금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