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한빗코가 원화마켓(원화와 코인 간 거래 지원) 거래소로의 전환에 실패했다.
한빗코는 원화마켓 거래소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아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제출한 변경신고가 전날 불수리 처분됐다고 2일 밝혔다.
이번 불수리는 지난달 FIU 제재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13일 FIU는 제재공시를 통해 한빗코에 대해 과태료 19억9420만원을 부과하고, 임직원을 대상으로 주의·견책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주요 위반사항은 고객확인의무 위반이었다. 한빗코는 총 197명의 고객에 대한 고객확인의무를 부적절하게 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FIU 관계자는 “변경신고 심사 과정에서 현장검사를 통해 적발한 내용과 지난달 결정한 제재조치를 고려한 결과 법적 요건에 맞지 않아 불수리를 통보했다”고 전했다.
또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형식적 요건 뿐 아니라 사업자가 충분한 자금세탁방지 역량을 갖췄는지와 가상자산 시장 거래 질서 저해 소지가 없는지 등도 종합적으로 살펴 최종적으로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앞서 한빗코는 지난 6월 광주은행과 원화 입출금 실명 계정 계약을 맺고, FIU에 기존 코인마켓 거래소(코인 간 거래만 지원)에서 원화마켓 거래소로 전환하기 위한 ‘사업자 유형 변경 신고’를 제출했다.
하지만 이번 불수리 결정으로 한빗코는 기존과 동일하게 코인 마켓만 운영하게 된다.
이로써 한빗코는 코인마켓 거래소의 원화마켓 전환 시도가 실패한 첫 사례로 기록된다. 지난해 변경신고를 했던 고팍스는 신고를 수리받으며 원화마켓 거래소로 전환돼 운영 중이다.
한빗코는 특금법 및 FIU가 발표한 가이드에 따라 필요서류와 절차를 거쳐 변경 신고를 진행했던 만큼 불수리 사유를 면밀히 살펴 대응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한빗코는 금융당국의 불수리 결정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변경신고 불수리는 물론, 약 20억원에 달하는 과태료 처분에도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도 나온다.
가상자산사업자 변경신고가 불수리될 경우 재신청하거나 행정 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