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하원 의원들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주요 자금줄인 가상자산(암호화폐) 사용을 신속히 제재해야 한다고 조 바이든 행정부에 촉구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105명의 의원은 재무부와 백악관에 서한을 보내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PIJ)가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가상자산을 사용하고 있는 것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스라엘 정부의 압수물과 가상자산 분석업체 보고서를 토대로 하마스가 자금조달을 위해 비트코인 같은 가상자산을 적극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가상자산 분석업체 비트오케이는 하마스와 연결된 가상자산 계좌에 2021년부터 최근까지 4100만달러(약 550억원)어치의 가상자산이 입금된 것을 확인했다.
이에 의원들은 “의회와 행정부는 가상자산이 또 다른 비극에 자금을 조달하는 데 사용되기 전에 가상자산 불법 금융 위험을 철저히 해결하는 강력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하마스가 보유 중인 가상자산의 가치, 가상자산을 통해 얼마나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바이든 행정부에 요청했다.
현재 미국 정부는 하마스와 관련된 인사 및 단체에 대해 전격 제재를 단행한 상태이다.
또 하마스의 배후로 지목되는 이란의 드론 및 탄도 미사일과 관련해서도 별도 제재에 나섰다.
미국 이외에도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하마스의 가상화폐 계좌 동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마스 공격 후 이스라엘 경찰은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를 통해 하마스와 연계된 가상화폐 지갑을 압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낸스에서 폐쇄된 하마스 연관 계좌는 100개 이상으로 알려졌다.
다른 가상화폐 발행사 테터 역시 이스라엘 및 우크라이나 전쟁과 연관된 87만3000달러(약 11억8200만원) 규모의 계좌 32개를 동결했다.
한편, 하마스 등 3개 무장 세력은 미국 정부에 의해 테러단체로 지정돼 국제 은행 결제망을 통한 자금 거래가 불가능하다.
이런 제재를 피하기 위해 하마스는 2019년부터 공개적으로 가상자산을 통한 자금 모집을 시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