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비트코인은 증권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27일(현지시간) 미 의회 청문회에 출석한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러자 패트릭 맥헨리 미 하원 공화당 의원은 겐슬러 위원장에 “비트코인이 증권이 아닌 이유는 무엇이냐”고 질문했다. 이에 겐슬러 위원장은 “비트코인은 하위테스트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증권이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하위테스트는 1946년 미국 대법원이 정립한 것으로, 증권법 적용 여부를 검토할 때 쓰이는 네 가지 기준이다. 현재 미국에서 가상자산의 증권성 판단 기준이 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가상자산이 증권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두고 연일 열띤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가상자산이 증권이면 SEC가, 상품이면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각각 다른 규제를 적용하게 된다.
겐슬러 위원장은 비트코인 외 대부분의 가상자산은 증권에 해당하며, 가상자산 기업은 SEC의 증권 규제를 준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가상자산이 증권으로 분류될 경우 각 프로젝트가 기존 금융사에 준하는 기준에 맞춰 SEC에 등록하고 영업해야 한다.
이와 관련 겐슬러는 지난해에도 미국 경제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짐 카머 진행자가 CFTC가 규제해야 하는 토큰을 묻자 “비트코인과 같은 일부 토큰은 전임자와 다른 사람들이 말했다시피 상품”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겐슬러 위원장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과 관련한 질문도 나왔다.
청문회에서는 SEC가 최근 가상자산 투자사 그레이스케일과의 소송에서 패소한 것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앞서 미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은 SEC에 가상화폐 전문 자산 운용사인 그레이스케일이 신청한 비트코인 ETF의 상장 여부를 재심사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겐슬러 위원장은 관련 질문에 말을 아꼈다. 그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다른 기관보다 앞서가고 싶진 않다”며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현재 SEC는 블랙록, 아크인베스트 등 자산 운용사들이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심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