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북한 해커들이 훔친 가상화폐 자금의 세탁을 도운 토네이도 캐시(Tornado Cash) 설립자를 제재했다.
미국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23일(현지시간) 가상화폐 믹싱 기업 토네이도 캐시의 공동 창업자 3명 중 한명인 로만 세메노프에 대한 제재를 가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공동 창업자인 로만 스톰은 워싱턴 주에서 체포했다. 세번째 창업자인 알렉세이 퍼트세프는 2022년 8월 네덜란드에서 자금 세탁 혐의로 체포됐다.
토네이도 캐시는 2019년 설립된 이래 북한 정찰총국과 연계된 해커 조직 라자루스가 탈취한 수억 달러 상당의 가상화폐를 돈세탁하는 등 각종 사이버 범죄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미국 정부는 지난 2019년 라자루스 그룹을 제재했으며, 지난해 8월엔 토네이도 캐시를 제재 명단에 올린 바 있다.
재무부는 라자루스 그룹이 ▲2022년 3월 로닌 네트워크에서 훔친 4억5500만달러 ▲2022년 6월 호라이즌 브리지에서 해킹한 9600만달러 ▲2022년 8월 노마드에서 탈취한 780만달러 등의 가상화폐 자금을 세탁하고 자금 흐름을 숨기는 데 토네이도 캐시를 이용했다고 봤다.
이와 관련 로만 세메노프와 로만 스톰은 10억달러 규모의 돈 세탁 공모, 암호화폐 관련 규제 위반 공모, 라이센스 없는 화폐 송금 사업 운영 공모 혐의로 기소됐다. 각 혐의를 모두 합하면 최대 45년형에 처할 수 있는 중범죄다.
OFAC은 “세메노프는 가상화폐 거래자의 익명성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토네이도 캐시를 설립한 인물”이라며 “세메노프가 미디어와 온라인 등을 통해 토네이도 캐시를 적극적으로 홍보했고, 일부 토네이도 캐시 사용자들에게 거래 익명화를 위한 조언도 했다”고 지적했다.
또 “토네이도 캐시가 라자루스 그룹이 훔친 가상화폐를 세탁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는 경고를 받은 후에도 토네이도 캐시에 추가 자금을 투입하는 등 익명성 강화를 위한 조치를 취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2002년 4월 세메노프는 재무부 특별지정제재 명단에 라자루스 그룹과 연계된 이더리움 가상화폐 자금이 토네이도 서비스를 통해 전송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이에 충분히 대처하지 않았다”고 했다.
월리 아데예모 재무부 부장관도 “토네이도 캐시 창업자들은 라자루스 그룹이 북한 김정은 정권을 위해 믹싱 서비스를 통해 수억 달러 상당의 탈취한 가상화폐를 세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믹싱 서비스를 계속 개발하고 홍보했고, 불법적인 목적으로의 사용을 줄이기 위한 의미 있는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보도자료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