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을 꾸리면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설계 단계에 들어간다.
영국은행(BoE)은 지난 9일(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에 파운드화를 기반으로 한 CBDC를 설계하기 위해 디지털 파운드 자문단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영국 재무부와 CBDC 사업에 참여한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금융과 경제, 사업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집한다.
영국은 지난 2월부터 정부와 은행의 주도로 CBDC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으며 향후 2년 동안 자체 실험과 설계에 집중할 계획이다.
영국 정부는 CBDC를 민간의 스마트폰, 스마트 카드 등에서 제공되는 디지털 지갑을 통해 온·오프라인 결제 수단으로 사용되게 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영란은행은 “재무부와 함께 영국의 CBDC 개발을 주도하고 있고, 학계와 연구원들이 해당 프로젝트에 자발적으로 참여해주길 원하고 있다”면서 “자문단을 통해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CBDC와 관련한 다양한 주제들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문단으로부터 CBDC 관련 학술적 의견을 수렴하고, 소매용 CBDC 관련 다양한 주제에 대한 학술 토론을 주최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CBDC 발행과 관련해 일각에선 사생활 감시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영국 도시 곳곳에선 ‘CBDC 반대’라는 내용의 낙서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는 지난 달 “최근 영란은행이 시민들의 개인정보에 접근하려고 시도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영란은행은 CBDC 사용자의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CBDC를 통해 시민들의 사생활을 감시하는 건 영란은행이 해야 할 일과 전혀 일치하지 않으며 그럴 일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2030년까지 24개국 이상이 CBDC 발행을 진행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국제결제은행(BIS)은 2022년 10월부터 12월까지 전 세계 86개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 같은 전망을 내놨다.
구체적으로 BIS는 향후 10년 내에 소매용 CBDC 채택 국가 15개국, 도매용 CBDC 채택 국가는 9개국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