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의 승인 여부 결정을 연기했다.
이를 두고 시장 일각에서는 승인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연기’했다는 점에서 승인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나온다.
하지만 이번 연기가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사실상 승인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16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 SEC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시카코옵션거래소(CBOE)에 비트코인 ETF를 상장해 달라는 암호화폐(가상자산) 업체들의 요청에 대해 “더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한다”며 연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SEC는 미국 자산운용사인 반에크(VanEck)가 신청한 비트코인 ETF에 대해 7월 또는 8월까지 추가적인 여론 수렴해 검토할 예정이다. ETF는 펀드이지만 주식처럼 누구나 거래할 수 있는 펀드를 의미한다.
반에크의 비트코인 ETF는 블록체인 기술 또는 비트코인과 관련된 주식에 투자하는 기존 ETF와 달리,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 ETF가 승인이 되면, 본격적인 비트코인의 제도권으로 도입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의 취임을 계기로 올해 안으로 비트코인 ETF가 상장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겐슬러 SEC 위원장은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 교수 시절 디지털화폐와 블록 체인과 관련된 강의를 했던 인물로, 가상자산 전문가로 꼽힌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비트코인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겐슬러 SEC 위원장은 지난 4월 취임 이후 “당국의 허가를 받은 가상자산 거래소는 단 하나도 없다”면서 “투자자 보호를 위해 관련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트코인 선물에 투자하는 뮤추얼 펀드의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이번에 승인이 연기되면서 올해 안에 반에크의 비트코인 ETF이 승인을 받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SEC가 반에크의 비트코인 ETF 상장에 관해 결정을 내리는 데에 최대 240일이 소요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