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미국 당국의 압박 속에 대규모 인력 감축에 돌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이하 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낸스가 최근 수주일 동안 직원 1000여명을 내보냈다고 보도했다.
당초 정리해고된 직원은 수십~수백명 수준으로 알려졌지만, 연이은 감원에 구조조정 폭이 확대된 것으로 전해진다.
소식통은 “감원이 멈추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면서 전체 직원의 3분의1 이상을 내보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감원 이전 바이낸스의 직원은 8000명 수준이다.
전직 직원에 따르면 이번주 들어 바이낸스는 감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감원은 고객서비스 부문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바이낸스의 전 세계 직원들이 대상으로 인도에서만 고객서비스 부문 직원 약 40명이 해고됐다.
바이낸스는 구체적인 해고 규모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해고 사실은 인정했다. 바이낸스 측은 “인원 감축은 (암호화폐) 호황기를 준비하면서 조직의 민첩성과 역동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인 자오창펑는 트위터에서 “인재 밀도를 높이기 위한 비자발적 해고가 발생하고 있고, 이는 모든 회사에서 일어난다”면서 “언론에 보도된 상황과 해고수준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바이낸스의 이 같은 대규모 구조조정은 미 연방 당국의 전방위 압박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바이낸스의 법 위반 리스크는 갈수록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5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CEO에 대해 증권 관련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법무부도 바이낸스가 돈세탁 방지에 관한 규제를 위반한 혐의에 관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낸스 경영진 내부에서는 법무부가 조만간 바이낸스와 자오 CEO를 기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해 있다.
이런 가운데 사내 인력 유출도 나타나고 있다. 바이낸스의 고위 임직원들이 줄줄이 퇴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회사 법률고문이었던 혼 응을 비롯해 두 명의 사내 변호사가 퇴사했고, 매슈 프라이스 글로벌 조사·정보국장도 바이낸스를 떠났다.
이외에 패트릭 힐먼 최고전략책임자(CSO)와 컴플라이언스 부문 수석부사장인 스티븐 크리스티도 회사를 그만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