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 미국 법인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소송전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하며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블룸버그통신 등은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낸스가 SEC와의 소송전에 대비해 긴축 조치의 일환으로 직원을 해고했다고 보도했다. SEC가 제소한 지 일주일 만이다.
이번 정리해고 대상자에는 법률, 규정 준수, 리스크 부서 직원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고된 인원은 약 50명이다. 소식통들은 해고된 인원의 구체적인 규모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정리해고는 바이낸스 미국법인 이사회가 경영진에게 수년간 이어지며 큰 비용이 들어갈 소송절차에 대비하기 위해 조직 축소를 주문하면서 진행됐다.
바이낸스 관계자는 “SEC의 집행 조치로 당사가 코인 거래만 지원하는 거래소가 됐다”며 “거래소 전환 과정 뿐만 아니라 소송이 길어지면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사회가 경영진에 거래소 규모 축소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어 “다른 미국 암호화폐 기업들과 달리 이러한 시나리오를 피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상황이 달라졌다”면서 “직원 감축은 어려운 결정이었고 결코 쉽게 판단하지 않았다. 이번 소송이 장기화할 것이라 예측했기 때문에 단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SEC는 5일 증권 관련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를 워싱턴DC 연방법원에 제소했다.
SEC는 바이낸스가 고객의 자산을 비밀리에 빼돌리고 스테이킹(가상자산 예치)을 포함한 거래소의 주요 서비스를 금융 당국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SEC는 소장에서 “바이낸스와 자오 CEO는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고객 자산을 이용해 이득을 얻었지만, 고객 자산을 큰 위험에 노출했다”고 주장했다.
또 자산 소멸과 증거 인멸 등을 막기위해 법원에 자산동결 긴급명령을 요청했다.
동결 명령 대상은 바이낸스의 미국 내 지주회사 2곳으로, 악소스 은행과 현재 폐업한 실버게이트은행, 프라임 트러스트 등이 보유한 수십 개 계좌이다. 다만 미국의 규제를 받지 않는 국제거래소는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