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이하 디지털화폐)가 국내에 도입될 경우 중앙은행의 역할이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스마트계약 기반의 지급 결제 서비스는 활성화될 것으로 보여졌다.
블록체인 분석 플랫폼인 쟁글(Xangle)은 최근 ‘쟁글 다이제스트’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도입되면 바뀌는 것’이라는 이름으로 공개된 보고서는 쟁글과 인터넷전문은행 토스 및 카이스트대학교 블록체인 학회인 오라클(ORAKLE)이 공동으로 작성했다.
보고서는 중앙은행이 디지털화폐를 발행하면 ▲운영 비용 감소 ▲통화정책 조절 ▲검은 돈 추적 등의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짚었다.
이때 우려 사항으로는 중앙은행의 중개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이 지목됐다. 디지털화폐가 발행되면 시중 은행의 역할이 축소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중은행의 역할은 디지털화폐가 이자를 지급하는 기능을 갖는지에 대한 여부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평가됐다. 디지털화폐의 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높으면 은행 이용자의 시장 참여자 디지털화폐에 집중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보고서는 “중앙은행이 직접 이자를 지급하게 되면 유동성을 관리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시장 대응 능력을 높일 수 있다”면서 “반면 시중 은행의 중개 기능은 약화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또 빅테크이 디지털화폐 사업에 뛰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보고서는 “디지털화폐가 대중화될 경우 기존 간편결제 사업자들이 디지털화폐로 진행하기 어려운 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워 맞춤형 부가 서비스 및 다른 분야의 플랫폼과의 결합을 통해 차별화를 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디지털화폐가 활성화 될 경우 스마트계약이 강화될 것으로 보여졌다. 스마트계약은 중앙 서버의 중개 없이 프로그램이 개인간(P2P) 교환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보고서는 “지역화폐를 예로 살펴보면 스마트계약이 도입되면 일정 행정구역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이 설정된 자산을 발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동안 지역화폐가 일회성 사용에 그쳤다면, 디지털화폐는 지속적으로 유통 가능한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