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암호화폐에 친화적인 두바이로 근거지를 옮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금융 당국이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현지시각) 이번 소송과 관련해 “미국 당국이 제재를 강행하면 자오창펑은 회사의 근거지를 두바이로 옮길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CEO 등을 “바이낸스가 당국의 허락 없이 각종 암호화폐 파생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파생상품 등에 관한 규정 위반 혐의로 제소했다.
특히 CFTC는 이번 소송을 통해 바이낸스의 불법 이익에 대한 추징, 민사상 벌금뿐만 아니라 영구적인 거래·등록 금지 등을 법원에 요청했다.
이에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제소는 라이벌 거래소인 FTX의 붕괴 후 가상화폐 업계의 절대 강자가 된 바이낸스에 중대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낸스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문제의 파생상품을 미국 고객에게는 판매하지 않았다는 것이 바이낸스의 입장이다.
하지만 CFTC는 바이낸스가 파생상품 거래에서 6300만 달러(약 817억원)의 수수료를 받았으며, 계정의 16%가 미국인 계정이라고 판단했다.
그러자 자오창펑 CEO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미국 당국의 고소를 무시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양측의 입장이 팽팽한 만큼 향후 치열한 법정 다툼이 예상된다. 시장은 바이낸스가 미국 금융당국의 제재를 따를 것인지, 이에 반발해 미국에서 철수할 것인지를 주목하고 있다.
미국이 세계 최대 시장인 만큼 일단 바이낸스는 미국을 사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두바이로 이주를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자오창펑은 2021년 두바이에 집을 구입했다”며 “당시 그는 두바이를 ‘매우 친 암호화폐적’이라고 묘사하며, 두바이에 대한 지원의 표시라고 언급했었다”고 전했다.
이어 ” 이미 많은 암호화폐 업체들이 친암호화폐적인 두바이로 둥지를 옮기고 있다”며 “바이낸스도 미국 규제당국과 정면충돌할 경우, 근거지를 두바이로 옮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