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 핵심 피의자인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가 체포됐지만, 국내 피해자들에 대한 피해 보상은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7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권 대표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도피 6개월 만에 유럽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됐다. 현재 권 대표는 함께 체포된 테라폼랩스 공동 창립자 한모씨와 공문서 위조 등 혐의로 구금된 상태다.
권 대표가 최종적으로 어디로 송환될 지를 놓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권 대표 혐의가 여러 국가에 걸쳐 있어 각 나라별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권 대표를 미국으로 보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한국 투자자들도 권 대표가 미국으로 가길 바라는 분위기다.
피해자들이 모인 네이버 카페는 현재 ‘권 대표 국내 송환 여부 찬반 투표’를 진행 중인데 다수가 ‘미국으로 인도돼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응답했다.
법조계에서도 ‘엄벌’을 원한다면 미국에서 재판을 받는 게 맞는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양형 시 여러 혐의를 합치는 ‘병과주의’ 방식으로 형을 부과하고 있어 한국보다 형량이 세다.
테라·루나 폭락 사태가 FTX 거래소가 무너진 것 이상으로 많은 피해를 입혔던 만큼 100년 이상의 형을 받게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피해자들의 범죄피해 회복을 고려한다면 한국으로 송환되는 게 나은 것으로 평가된다.
검찰이 피해자들에게 피해액 환부절차를 진행하려면 집행재산이 있어야 하는데, 권 대표가 미국에서 재판을 받게되면 검찰이 이를 확보하는 게 쉽지 않다.
가상자산 전문 분석업체인 원더프레임의 김동환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미국에서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오면, 그 돈(권도형의 재산)을 다 찾아 (미국에서 배상하고) 그다음에 한국으로 오면 한국 사람들은 못 받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코인에 투자했다고 해서 다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가. 법적으로 봤을 때 피해자와 손해자가 좀 다르다”라며 “피해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 되게 복잡하기 때문에 간단하게 얘기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뉴욕 검찰은 지난 24일(현지시간) 권 대표가 체포된 뒤 증권 사기와 시세조작, 인터넷뱅킹을 이용한 금융사기 등 8개 혐의로 권 대표를 기소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