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독일 정부가 공조를 통해 ‘암호화폐 믹서 기업’을 단속했다.
미 법무부는 15일(현지시간) 2017년부터 30억달러(약 4000억원) 이상의 암호화폐를 세탁하는 믹싱(mixing) 서비스를 제공해 온 칩믹서(ChipMixer)를 국제 공조를 통해 단속했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미 법무부는 독일 연방당국과 함께 칩믹서의 도메인과 서버, 4600만 달러(약 607억원) 이상의 암호화폐를 압수했다.
또 칩믹서 운영과 관련된 베트남 하노이에 거주하는 민 꾸옥 응우옌(49)을 자금세탁, 무허가 송금 사업 운영 및 신분 도용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공소장을 살펴보면 칩믹서는 범죄를 통해 얻은 자금을 세탁하는 데 가장 널리 사용되는 믹서 기업 중 하나로 지목됐다.
칩믹서는 고객이 예치한 비트코인을 다른 고객의 비트코인과 섞어 사법 및 규제 당국이 거래를 추적하기 어렵게 만드는 방식의 믹싱 서비스를 제공했다.
사법당국의 압수를 막기 위해 서버 운영 위치를 은폐하면서 주로 ‘토르 히든 서비스(Tor hidden service)’로 운영했다. 토르 히든 서비스는 서버와 사용자 모두의 IP 주소를 숨기기 위해 고안된 프로그램이다.
특히 칩믹서는 북한 연계 해커 조직가 훔친 암호화폐를 세탁하기도 했다. 북한 라자루스 등이 2022년 블록체인 비디오 게임업체 ‘액시 인피니티’와 2020년 블록체인 기술기업 하모니에서 훔친 암호화폐를 포함해 7억 달러(약 9200억원) 이상의 비트코인이 칩믹서에서 세탁됐다.
아울러 러시아군 정보조직인 총정찰국과 러시아 해킹그룹 APT28 등도 칩믹서에 비트코인 세탁을 맡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외에 세계 최대 다크넷 마켓인 ‘히드라’의 고객의 자금세탁도 도왔다. 다크넷 마켓은 마약과 탈취한 금융정보 등이 거래되는 인터넷 암시장이다.
미 법무부는 “칩믹스는 미국내 많은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 네트워크(FinCEN)에 등록하지 않았고 고객에 대한 식별 정보를 수집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무부는 국내외 파트너들과 협력해 암호화폐 믹서를 무력화했다”면서 “이번 공조 작전은 전 세계 사이버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범죄활동의 붕괴시키겠다는 등의 우리의 일관된 메시지”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