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파산 법원이 바이낸스가 암호화폐 대출 플랫폼 보이저디지털(Voyager Digital)의 자산을 인수하는 것을 승인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코인데스크 등 외신들은 미국 파산 법원이 바이낸스에게 보이저디지털이 10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매각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보이저디지털은 자산을 매각하고 투자자 등 고객을 바이낸스로 이전하는 등 13억 달러(약 1조 7164억 원) 규모의 거래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이저 변호사들은 “채권자들 원금의 73% 정도는 상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채권자들에게 좋은 소식”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보이저디지털의 토큰 VGX는 이 같은 판결이 나온 직후 몇 분만에 8% 넘게 급등했다.
특히 이러한 판결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주 규제 기관의 인수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지난 1월 미 SEC는 바이낸스가 증권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인수를 반대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마이클 와일스 판사는 “바이낸스의 인수가 시작되면 보이저디지털은 채권자에게 73%의 원금을 상환할 수 있다”며 “주요 규제 당국이 거래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해서 해당 사안을 무기한 동결할 수는 없다”고 일축했다.
다만 코인데스크 등 일각에서는 “바이낸스US는 거래가 완료되기 전에 특정 규제 장애물을 제거해야 할 수도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뉴욕이나 텍사스, 버몬트, 하와이와 같이 규제 당국이 바이낸스를 허용하지 않는 주에서는 어떻게 취급될지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편, 보이저 디지털은 지난해 7월 초 파산한 암호화폐 헤지펀드 쓰리 애로우즈 캐피털(3AC)로부터 6억5000만 달러의 대출 채무 불이행으로 인한 유동성 문제가 발생해 인출을 중단하고 3AC와 같은 달인 지난해 7월 파산 신청을 했다.
이후 보이저 디지털은 가상화폐 거래소 FTX에 약 14억달러에 인수될 예정이었으나 FTX 파산 사태로 무산됐다. 그러자 바이낸스가 작년 12월 입찰에서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내며 보이저 디지털 인수 대상자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