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조기 상장이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암호화폐에 호의적인 것으로 알려졌던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지난 주 미국 하원 금융위원회에 출석, 비트코인 ETF 상장에 부정적인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암호화폐 시장의 투자자 보호 장치가 너무 미흡하다”면서 “암호화폐를 거래하는 거래소 중 어느 한곳도 SEC에 거래소 등록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가상자산은 여전히 전통적인 유가증권시장보다 투자자 보호가 훨씬 부족하고 사기나 가격 조작 기회도 더 크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그의 이같은 발언은 암호화폐 거래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한 이후 비트코인 ETF 상장을 허락하겠다는 의미라고 분석하고 있다.
ETF 상장은 시카코상품거래소의 비트코인 선물 상장 이후 암호화폐 시장의 또 다른 대형 호재로 여겨져 왔다.
미국 규제당국이 ETF 상장을 허용하면 수많은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에 대한 간접투자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금융회사들은 비트코인 ETF만 해도 시장에서 6700억달러 이상의 투자 수요가 잠복해 있다면서 SEC가 이를 승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규제를 구체화하고 가상자산에 회의적인 의원들을 상대로 대중들이 가상자산을 폭넓게 도입할 수 있도록 하자는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중 하나인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와 헤지펀드계 대부 중 한 명인 앤서니 스캐라무치가 이끄는 스카이브릿지캐피탈 등은 비트코인 ETF 상장 승인을 위해 SEC를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상 실현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시장에는 실망하는 분위기가 돌고 있다.
금융당국과 의회는 최근 한 달간 비트코인 가격이 역사상 최고가 대비 50% 가까이 폭락하는 변동성 장세를 보이자 가상자산이 금융시스템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돈세탁과 탈세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미 상원 금융위원회 소속인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어떤 규제를 도입하기 전에 가상자산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해 보다 깊이 있는 연구를 해야 한다”면서 “최근 나타난 가상자산 가격의 급격한 변동은 모든 규제당국에게 경고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