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를 사기 혐의로 연방법원에 기소했다.
로이터통신·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16일(현지시간) SEC가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를 증권 거래 등록 및 사기 방지 조항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SEC는 미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가 등록되지 않은 증권 자산을 판매하고 스테이블 코인 ‘테라’ 등 디지털자산의 위험성을 알리지 않은 채 투자자들을 상대로 계획적으로 수십억달러 규모의 사기 행위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즉, 권 대표가 가상화폐 테라와 루나의 가격이 동반 폭락할 수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투자자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았다는 의견이다.
SEC는 “권 대표는 2018년 4월부터 상호 연결된 디지털 자산을 판매하면서 투자자로부터 수십억달러를 모금했는데, 이 가운데 다수는 등록되지 않은 증권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테라폼랩스와 권 대표가 토큰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하며, 수익을 얻으려는 투자자들에게 가상자산 증권을 판매했다”면서 “테라의 위험성을 인지하고도 이를 알리지 않고 테라를 ‘수익을 내는’ 코인으로 홍보했으며, 최대 20% 이자를 지급한다는 내용으로 광고했다”고 비난했다.
SEC 집행 책임자인 구르비르 그루왈(Gurbir S. Grewal)은 성명을 통해 “이번 조치는 개인과 기관 투자자 모두를 황폐화시키고 가상자산 시장에 충격을 준 테라의 붕괴에 대한 피고인들의 역할에 대한 책임을 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테라폼 생태계는 탈중앙화된 것도 아니고 금융도 아니었다”며 “그것은 코드가 아닌 피고들에 의해 가격이 통제된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근거한 사기였다”라고 강조했다.
권 대표의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가상화폐 테라와 루나의 가치는 작년 5월 순식간에 폭락하면서 휴짓조각이 됐다. 당시 증발한 테라·루나의 시가총액은 50조원에 달한다.
미국 뉴욕 남부지방법원은 접수된 고소장을 중심으로 피고인들이 증권법과 거래소법의 등록 및 사기 방지 조항을 위반한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