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고객들의 자금을 빼돌렸다는 의혹이 계속 추가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 방송 등에 외신에 따르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FTX가 고객 자금 2억달러(약 2536억원)를 빼돌려 벤처기업 두 곳에 투자한 혐의에 대해 고소했다.
자금을 빼돌려 투자했다고 지목된 곳은 데이브와 미스틴랩스이다.
FTX는 지난 3월 자회사 FTX벤처스를 통해 핀테크 기업 데이브에 1억달러(약 1268억원)를 투자했다. 이어 지난 9월에는 블록체인 업체 미스틴랩스에도 1억달러를 투자했다.
이에 대해 SEC는 고소장을 통해 “두 투자 건은 알라메다로 빼돌린 FTX 고객 자금으로 지원됐다”라고 적시했다.
데이터 분석기업 피치북에 따르면 FTX벤처스는 이외에도 수십 건의 투자를 했지만, 미스틴랩스와 데이브가 유일하게 공개된 투자 내역이다.
이에 따라 미스틴랩스와 데이브 측은 알라메다를 통해 받은 해당 투자에 대해 정밀한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두 회사는 FTX의 부정행위와는 연관이 없다.
만약 SEC가 이 두 벤처회사에 대한 FTX의 투자가 고객 자금으로 이뤄졌다는 연결고리를 밝혀내면 해당 투자 자금을 회수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데이브는 성명을 통해 “FTX가 가진 채권은 2026년 3월에 상환하기로 돼 있다”며 “그 어떤 계약 조항도 그 전에 상환해야 하는 의무를 부과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미스틴랩스는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미국 법에는 투자 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명확한 절차가 없다.
FTX는 2019년 설립돼 가상화폐 붐을 타고 급부상, 한때 기업가치가 80억달러에 달하는 세계 3위 가상화폐 거래소로 성장했었으나, 자산을 부풀리고 고객 자산을 유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지난달 파산 신청을 했다.
실제로 뱅크먼-프리드는 알라메다 리서치를 통해 FTX 고객 자금을 빼돌린 사실이 파악됐다. 알라메다 리서치는 이 자금을 활용해 고위험 투자 대상에 투자했다.
일례로 뱅크먼-프리드와 게리 왕이 알라메다 리서치로부터 5억4600만달러(약 6925억원)를 빌려 온라인 주식 거래 플랫폼 로빈후드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