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호 전 KB은행장이 위메이드가 발행한 위믹스의 상장폐지를 결정을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닥사, DAXA)의 ‘담합’으로 규정했다.
이 전 행장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닥사의 결정으로 수많은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게 됐다”며 “보다 심각한 것은 이러한 닥사의 결정이 매우 불합리하고, 책임회피에 급급해 상당한 불법의 소지가 있다는 데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가 언급한 ‘닥사의 결정’은 앞서 24일 닥사가 거래소 공지사항을 통해 위믹스의 거래지원을 종료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 전 행장은 “닥사는 원화거래가 허용된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협의체로 닥사 회원사들은 ‘거래소’라는 거창한 간판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영리 목적으로 가상자산의 매매를 중개하는 민간 사업자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수많은 투자자의 재산이 투입된 투자대상 자산의 매매를 중개하는 사업자들이 집단행동을 취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닥사는 위믹스 발행사인 위메이드를 제재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닥사는 위메이드에게 시정 및 재발방지를 요구하고, 위법 행위가 있었다면 감독 및 수사 당국에 고발이나 고소해 개별 회원사가 자체 판단으로 위믹스의 거래를 제한하거나 거래지원을 중단하는 조치에 그쳐야 했다”고 설명했다.
또 “닥사 회원사들이 집단적으로 위믹스의 거래 지원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은 명백한 담합”이라며 “특히 현재 국내 가상자산 거래에 관련된 규제로 인해 닥사 회원사를 제외하면 투자자들의 위믹스 원화거래를 지원할 수 있는 중개업자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따라서 그는 “이번 결정은 닥사 회원사들이 절대적인 협상력의 우위를 이용해 국내에서 위믹스의 시장접근을 완전히 차단하는 불공정 행위(경제학적 측면)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혹시라도 닥사 회원사 및 임직원 중에 위믹스 코인을 보유한 자가 있었고, 이번 결정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이를 매각한 사례가 있다면 이는 내부자 거래에 해당한다”고 했다.
이 전 행장은 “닥사가 내부 임직원의 위믹스 거래에 관련된 어떠한 조치가 있었는지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는다면 수많은 투자자의 피해를 정당화할 수 있는 어떠한 논리도 성립하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닥사 회원사 스스로가 위믹스의 거래 중개자로서 자신들이 중개하는 상품에 관련된 문제를 적시에 파악해 투자자들에게 고지 못한 것을 공개적으로 반성하고 피해 보상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닥사의 결정은 자신들의 책임은 가리고 위메이드에 모든 책임을 전가하면서 실질적 투자자의 손실을 초래했다”며 “감독기구가 나서 닥사 회원사들의 행위에 대해 문제를 점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전 행장은 자신은 위메이드와 개인적 및 사업상 아무런 관계가 없음 위믹스 코인에 대한 투자도 전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