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은행을 감독하는 연방기관인 통화감독청(OCC)이 암호화폐 가격의 폭락으로 규제의 시급성이 줄어들었다는 평가를 내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7일(현지시간) 쉬 대행이 은행 업계 컨퍼런스에서 “디지털 자산 가치의 하락으로 인해 빠르게 규제를 제정할 필요성이 줄어들었다”고 언급한 것을 보도했다.
이어 암호화폐 약세장의 원인으로 지난 5월 발생한 테라 폭락 사태를 지목하면서 “암호화폐 가치가 떨어지면서 규제 기관에 여유가 생겼다”고 평가했다.
쉬 대행은 “테라 폭락 사태는 빠르게 변화하는 암호화폐 산업을 혼란에 빠뜨린 주요 사건”이라며 “테라의 붕괴로 약세장이 시작되며 규제 기관의 규제 제정 시급성이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기업들이 올해 들어 크게 휘청이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손을 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선 미국 내 대표적인 암호화폐 신봉론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달 기존 보유했던 비트코인의 75%를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머스크의 비트코인 매도 소식이 나오자, 전날까지 상승세를 보였던 비트코인 가격은 곧바로 하락세로 돌아서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머스크는 이번 암호화폐 처분에 대해 경제위기에 대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조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메타버스 투자 확대와 더불어 암호화폐 투자를 늘릴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메타 역시 최근 도전을 접었다.
메타는 지난 7월 일종의 암호화폐 입출금 전자지갑 서비스인 서비스 노비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쉬 대행은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를 마련할 때는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그는 “규제 당국은 업계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에 대해 계속 논의하고 있다”면서도 “우리가 이것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신중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 내에서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간에 암호화폐 거래를 규제하기 위한 영역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포브스는 “CFTC가 미국 암호화폐 거래를 규제하기 위한 영역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것으로 보인다”면서 “지난 7월 발의된 법안에서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거래에 있어 CFTC의 주도적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