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트코인 대장 이더리움(Ethereum, ETH)이 머지 업그레이드를 앞두고도 시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더리움 머지 업그레이드는 이더리움 채굴 방식을 작업증명(PoW) 방식에서 지분증명(PoS)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이를 통해 이더리움 채굴 시 소비되는 전력량을 줄이고 그간 약점으로 지목된 초당 거래 속도를 대폭 끌어올리려는 의도다.
이더리움 재단은 머지 업그레이드를 통해 에너지 소비량을 99.95% 줄이고 현재 50TPS 수준인 초당 거래속도를 6000TPS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초 이더리움은 머지 업그레이드 이후 발행량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 한 달여 만에 70% 이상 뛰었지만, 미국 긴축 우려에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하면서 다시 2주 만에 20% 이상 급락했다.
이더리움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먼저 이더리움이 머지 이후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고 보는 시선이 있다.
미국 암호화폐 전문 투자사인 판테라캐피털의 댄 모어헤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이더리움 머지를 통해 채굴자 보상은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일일 발행량이 크게 줄면서 ‘디플레이션 자산’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서 헤이즈 비트맥스 창업자도 “업데이트가 완전히 자리잡으면 이더리움은 50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며 “이더리움 머지가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1000달러까지 급락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에 머지 전환에 대해 의문을 나타내는 의견도 많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디지털자산 연구팀 소속인 알케시 샤 애널리스트는 “머지 전환 작업이 완료될 때까지 이더리움이 추진력을 잃을 수 있다”며 “확장성 문제나 높은 수수료 문제를 해소하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투자자들이 깨달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머지가 단기 가격 상승을 유발한 ‘호재’가 될 순 있지만 약한 거시경제 투자심리나 실효성 등을 고려하면 장기 전망은 어둡다”면서 “바이낸스 스마트체인, 트론, 솔라나 등 경쟁 블록체인이 시장점유율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블룸버그 애널리스트는 “이더리움이 기술적으로 50일 이동평균선(MA)을 올해 두 차례 붕괴해 하락 모멘텀이 진행 중이며, 잠재적으로 변동성이 급증하고 하락세가 지속될 수 있다”며 “이더리움이 1000달러선을 반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