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청년층의 대출 부담을 경감시켜줄 ‘청년 특례 프로그램’이 ‘빚투'(빚내서 투자)를 구제해주기 위한 정책이란 비난이 거세지자 진화에 나섰다.
당국은 주식·가상자산 투자 실패자들을 위한 제도가 아닌 기존의 제도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방안은 도덕적 해이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18일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4일 발표한 취약차주의 금융지원 방안이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 정책은 가상자산 투자실패자 지원대책이 아니다”라면서도 “현실을 좀 더 생동감 있게 표현하다 보니 발표 자료에 ‘투자 손실’ 얘기가 들어갔다. 해당 표현이 도덕적해이 논란을 촉발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사업이 안 될 수도 있고, 가정적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고, 투자실패도 있을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예정대로 채무를 갚을 수 있느냐 없느냐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신속 채무조정은 카드발급, 신규대출 등 금융거래에 상당한 제약이 있는 신용점수 하위 20% 차주만을 지원대상으로 하는 것”이라며 “원금 감면이 없어 ‘빚 탕감’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현재 금융시스템도 이미 채권금융기관, 신용회복위원회, 법원의 회생절차 등 정상적 채무상환이 어려운 취약계층에 대해 상환유예나 상환금액 조정 등 채무조정을 지원해 어려운 분들의 재기를 돕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의 제도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방안은 도덕적 해이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고, 세밀하게 운영·관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달 초에도 서울회생법원이 채무자가 갚을 돈을 산정하는 데 주식과 가상화폐 투자 손실금을 제외하기로 업무 기준을 마련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주식,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투자를 나섰다 손실을 본 ‘빚투’ 청년들을 구제하기 위한 정책이란 지적과 함께 앞으로 성실하게 빚을 갚지 않아도 정부가 나서 해결해줄 것이란 도덕적 해이를 조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