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가격이 폭락하면서 관련 생태계가 추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암호화폐 가격 오름세와 함께 전례 없던 부흥기 누렸던 거래소, 금융기관, 설계·발행사 등 암호화폐 관련 기업·플랫폼들이 최근 암호화폐 가격이 폭락하면서 맥없이 고꾸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대표적인 예로 ‘테라폼랩스’를 지목했다. 권도형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테라폼랩스는 루나와 테라USD(UST) 폭락 사태로 글로벌 가상화폐 시장에 큰 충격을 안긴 바 있다.
이에 대해 NYT는 “테라폼스는 매우 위험성이 큰 금융공학 모델을 앞세우면서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최근 인출 중단을 발표한 ‘셀시어스’의 사례도 언급됐다.
셀시어스는 가상화폐를 예금할 경우 18%대의 이자를 지급하겠다며 170만명의 예금자를 끌어모았으나 갑작스럽게 인출 중단을 선언했다.
이에 대해 NYT는 “셀시어스 사태의 여파로 전체 가상화폐 시장의 신뢰에 균열이 생겼다”고 진단했다.
이 같으 암호화폐 시장의 상황을 비관하는 목소리들도 나오고 있다.
우선 현재 암호화폐 시장이 붕괴되고 있는 과정이 1990년대 후반 ‘닷컴 버블’을 방불케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투자자들은 이제 막 보급되던 인터넷의 가능성만 믿고 닷컴회사에 뭉칫돈을 던졌으나 살아남은 회사는 많지 않다.
NYT는 “일각에서는 암호화폐 업계 역시 비슷한 길을 걷게 될 거란 관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최근 가격 폭락으로 암호화폐의 ‘탈중앙화’ 성격이 희석됐다는 지적도 있다.
그동안 암호화폐는 제도권 화폐의 인플레이션에서 회피할 수 있는 헤지 수단으로도 주목받았다.
그러나 최근 실물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폭락하고, 화폐 가치가 하락하는 인플레이션도 가속하는 상황에 암호화폐 역시 동반 하락하고 있다.
NYT는 “현재 시장의 상황을 봤을 때 암호화폐 역시 전체 시장과 ‘동기화’해 굴러간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당국자 출신인 리 레이너스 듀크대 로스쿨 교수는 “암호화폐로 향하던 조류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며 “암호화폐 관련 기업이나 관련 플랫폼 상당수가 얼마나 위험하고 지속불가능한 기반 위에 서 있었는지 여실히 드러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