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비트코인의 가격 급락으로 중미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투자 손실도 불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엘살바도르 일간 엘디아리오데이오는 15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 정부가 보유한 비트코인의 평가 금액 손실이 5000만달러(약 646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미국 달러를 공용통화로 쓰는 엘살바도르는 지난해 9월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비트코인에도 법정통화 지위를 부여했다.
비트코인의 강력한 지지자인 부켈레 대통령이 전 세계적인 우려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의지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받아들였다.
이후 엘살바도르 정부는 9차례에 걸쳐 약 1억500만달러(약 1356억)으로 2301개의 비트코인을 사들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정부가 구체적으로 비트코인 매매·보유 현황을 공개하진 않고 있어, 엘살바도르 안팎의 언론은 부켈레 대통령의 트윗을 토대로만 비트코인 매입 수량과 단가 등을 추정하는 상황이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으로 봤을 때 엘살바도르 정부가 비트코인을 구매했을 때와 비교해 가치가 반 토막쯤 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로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 속도가 빨라지면서 가상화폐가 연일 급락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10일 저녁 이후 약 닷새 만에 25%가량 떨어졌다.
엘살바도르 정부의 비트코인 투자 손익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사설 웹사이트 나이브트래커도 이날 엘살바도르의 수익률을 마이너스 53%가량이라고 추측했다.
이런 가운데도 부켈레 대통령은 하락 국면에서 통 큰 ‘저가 매수’를 이어갔다. 지난달 10일에도 500개를 평균 단가 3만744달러에 샀다고 밝힌 바 있다.
무리한 비트코인 구매로 엘살바도르 정부 재정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알레한드로 셀라야 재무장관은 지난 13일 “(손실 금액은) 우리 전체 예산의 0.5%에도 못 미친다”며 “재정 위험은 극도로 작다”고 말한 바 있다.
현재까지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에 대한 신뢰를 버리지 않고 있다. 트위터에서 그는 셀라야 장관의 발언을 전한 기사를 리트윗하며 “우리가 비트코인을 더 사야 한다고 말하는 건가?”라고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