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시장이 혹한기에 접어들면서 관련 업체들이 긴축경영에 나서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한 때 인재를 빨아들였던 가상화폐 업체들이 고용 축소에 나섰다.
미국의 고용정보업체 맨파워그룹은 “가상화폐 업체들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고용을 두 배로 늘렸지만, 지난달부터는 고용을 축소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어 “이는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직면한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했기 때문”이라며 “가상화폐와 같은 위험자산 시장이 연준의 ‘빅 스텝’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말했다.
일례로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일부 채용 내정자에 대한 계약을 철회했다.
또 당분간 채용 속도를 늦추겠다고 예고했다. 당초 코인베이스는 올해 중 인력을 3배로 늘릴 계획이었다.
가상화폐 거래소 제미니도 최근 시장 상황을 이유로 직원 규모를 10%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코인베이스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의 가상화폐 거래량은 지난해 4분기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대표적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으로만 봐도 지난 11월에 비해 55% 하락했다.
이 같은 추세는 암호화폐 시장이 반등에 성공하지 못하면 2분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코인베이스는 예상했다.
코인베이스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의 가상화폐 거래량은 지난해 4분기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에 가상화폐를 거래할 때 발생하는 수수료를 주 수입원으로 삼는 가상화폐 거래소들도 직격타를 받고 있는 것이다.
케비타 굽타 델타블록체인펀드의 설립자는 “가상화폐 시장이 정점인 상황에서 넘쳐나는 자금을 앞세워 기업 공개를 했거나, 사업을 확장한 가상화폐 업체들은 이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이라고 말했다.
가상화폐 업체들은 인력 감축 외에도 광고비 지출도 축소하는 등 긴축경영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업체 미디어레이더를 토대로 보면, 미국 최대의 광고 이벤트로 꼽히는 슈퍼볼이 열린 지난 2월 가상화폐 업계가 지출한 광고비는 7300만 달러(약 934억 원)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 4월의 경우 가상화폐 업계 전체 광고비는 1000만 달러(약 128억 원)로 지난해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