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러시아 내 서비스를 중단했다.
바이낸스는 21일(현지시간) 러시아 주요 고객 계정을 비활성화하고, 러시아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바이낸스의 공지에 따르면 1만유로(우리 돈 약 1350만 원)가 넘는 암호화폐를 갖고 있는 러시아 국민과 러시아 거주 회사는 신규 예금과 거래가 금지된다.
거래가 제한된 계정은 현물, 선물, 스테이킹 등 관련 서비스 이용이 전면 금지되고 오직 인출만 가능하게 된다.
다만 1만유로 미만의 암호화폐를 가지고 있는 계정은 그대로 사용 가능하다.
바이낸스는 “주소 증명으로 확인된 러시아 외부에 거주하는 러시아 국민의 계정, 러시아에 거주하는 러시아 국민 또는 자연인 또는 러시아에 설립된 법인에 대한 계정 중 총 가치가 1만 EUR 미만으로 유지되는 계정은 영향을 받지 않고 활성 상태로 유지된다”고 확인했다.
또 공개 선물 또는 파생 상품 포지션이 있는 제한된 개인 및 법인은 90일 이내에 해당 포지션을 마감해야 한다.
당초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 직후부터 바이낸스 등 암호화폐 거래소에 러시아 계정 중단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바이낸스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에 “모든 러시아 계정을 동결하는 건 비윤리적인 일이다. 러시아를 상대로 한 거래 중단 조치는 없다”며 요구를 거부한 바 있다.
이번에 바이낸스가 입장을 선회한 것은 국제 정세를 고려한 조치로 분석된다.
최근 러시아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는 데다, 유럽연합(EU)이 러시아에 대한 5차 제재를 공식 승인한 것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해석이다.
EU의 5차 제재에는 ‘러시아에 대한 암호화폐 서비스 금지’가 포함돼 있다.
이 같은 바이낸스의 조치로 러시아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비트코인 기준 채굴량 세계 3위 국가인 데다,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 재벌)들은 서방의 금융제재를 피해 암호화폐를 자산도피처로 적극 활용해왔기 때문이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바이낸스의 서비스 중단 소식에 반색했다.
알렉스 보르냐코프 우크라이나 디지털 전환부 차관은 즉시 관련 소식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며 공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