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글로벌 반도체기업 인텔이 중국이 장악한 암호화폐 채굴용 반도체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관심이 집중된다. 이에 따라 중국의 관련 업체들은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인텔은 지난달 채굴용 반도체인 1세대 ‘보난자 마인’ 칩을 선보인 데 이어, 이달 초에는 가상화폐 채굴 시장 진출 구상에 대해 밝혔다.
인텔은 새로 내놓을 채굴용 칩이 비트코인과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가상화폐 채굴용 연산에 최적화된 블록체인 가속기로, 뛰어난 에너지 효율을 가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올해 말부터 인텔은 잭 도시의 디지털 결제 업체인 ‘블록’과 채굴업체인 ‘그리드 인프라스트럭처’, ‘아르고 블록체인’ 등에 채굴 칩을 공급할 예정이다.
아울러 블록체인 등 새로운 기술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가속 컴퓨팅 시스템 및 그래픽 사업’ 부문 내에 담당 조직도 신설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텔의 채굴 칩 시장 진출이 중국 채굴기 업체들의 ‘가격 결정력을 약화’시키는 동시에, 중국의 규제 이후 세계 최대 채굴지역으로 부상한 북미지역 채굴기업들에 대한 ‘유지보수 서비스 강화’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암호화폐 채굴 하드웨어 시장은 그동안 비트메인, 마이크로BT 등과 같은 중국 업체들이 이끌어왔다.
그동안 가상화폐 채굴기 시장은 제조사들이 가격 결정권을 가지는 ‘공급자 위주’ 시장이었는데, 채굴사들은 강력한 경쟁자가 될 인텔의 등장으로 비용 관련 불확실성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것.
특히 북미지역 채굴업체 입장에서는 25%에 달하는 관세를 부담하지 않아도 되는 인텔의 등장이 반가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비트코인 채굴업체에 여신을 제공하는 싱가포르 소재 바벨 파이낸스의 대출책임자 ‘통 라이’는 “인텔이 모든 면에서 비트메인을 따라잡으려면 수년이 걸리겠지만, 인텔의 시장 진출이 업계에는 긍정적인 일”이라고 평했다.
다만, 그는 “인텔이 공개한 1세대 채굴 칩의 전력 효율이 비트메인 제품보다 떨어진다”고 지적하며, “인텔 제품이 시장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비관론도 무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텔은 실제 판매용이 될 2세대 채굴 칩의 구체적인 사양에 대해서는 아직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