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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코인 123개 가운데, 120개 불공정거래 의심

‘김치코인’이라 불리며, 국내에서 발행된 일부 가상화폐의 시세조종 등 일부 불공정거래가 의심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내에서만 유통되거나 특정 거래소에서만 거래되는 가상자산의 경우, 발행인과 유통인이 경제적 이득을 가져갈 수 있는 구조가 쉽게 형성돼 있는 만큼, 투자자 보호가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 가상자산시장 특징과 현황’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박 교수는 지난해 7월 기준, 4대 거래소에 상장 돼 있는 모든 가상자산 정보를 수작업으로 수집한 뒤 글로벌 가상자산데이터베이스와 통합해 국내 거래 중인 가상화폐들의 특징 등을 분석했다.

그에 따르면, 국내 4대 코인거래소에 상장된 코인은 347개이고 이 가운데 35%가 국내 발행 가상화폐라는 것.

박 교수는 분석 결과, 국내 발행 가상자산 123개 중 테라(Terra), 클레이튼(Klaytn), 아이콘(ICON)을 제외한 나머지 120개 김치코인은 특정 거래소에서 대부분의 거래량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했다.

작년 8월 22일 기준으로 메디블록(99.5%) 엠블(99.6%) 센티넬프로토콜(99.2%) 디카르고(98.8%) 메타디움(97.4%) 보라(96%) 밀크(93.6%) 등의 거래량의 90% 이상이 업비트에서 이뤄졌다.

박 교수는 “여러 거래소에서 거래되면 일물일가의 법칙 및 차익거래 영향에 시세 조종이 쉽지 않다”며, “반면 단일 거래소에서 거래량이 집중될 경우 자전거래(이해관계자가 코인을 사고팔아 시세를 조작하는 것)와 시세 조종이 쉽다”고 지적했다.

또 하루 거래량이 시가총액을 웃도는 코인은 불공정거래가 의심되는데, 총 11건 관찰됐다.

비트코인 거래량은 시가총액 대비 3~4% 수준이며 이더리움은 5~6%인 만큼, 이는 자전거래나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가 의심되는 계량지표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플레이댑 코인은 시가총액 대비 거래량이 무려 ’15배’나 되며, 업비트에서만 거래량의 99.7%가 발생했다.

코박은 거래량이 14.3배에 달했고, 특정거래소 거래 비중은 99.85%에 달했다. 헌트는 6.8배이며 거래 비중은 95.9%를 기록했다. 토카막네트워크는 2.5배이며 비중은 100%였다.

아울러 박 교수는 국내 4대 가상자산거래사업자 상장 양상이 다른 만큼, 불공정 거래가 나타날 가능성도 큰 것으로 봤다.

코인원에서 거래되는 가상자산 총 193개 중 43.5%가 국내 발행됐고, 46.1%는 코인원을 통해서만 거래할 수 있다. 시가총액이 100만 달러(11억 원) 이하인 가상자산도 16개다.

반면 코빗은 46개 가상화폐만 거래되고 국내 발행은 4개, 국내서만 거래되는 것 역시 4개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해 박 교수는 “거래를 지원하는 가상자산 수를 늘리는 것이 거래량에 따른 수수료가 유일한 수입원인 거래소 입장에서는 유리하겠지만, 투자자는 검증되지 않은 가상자산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에는 관련법이 없어 정부가 이 같은 데이터를 업체들에 요구할 권리도 없다. 불공정거래 연구와 함께 투자자 보호 규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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