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의 처음으로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투자했다.
KIC는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지분공시에는 지난해 4분기 코인베이스의 주식을 8700주 매수했다고 적혔다고 10일 밝혔다.
KIC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서 위탁받은 외환보유액을 통해 운영되는 국부펀드다.
KIC가 암호화폐 관련 자산에 투자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KIC는 암호화폐가 국부펀드 투자처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지난해 5일 취임한 진승호 KIC 사장은 “(암호화폐 투자는)국부펀드 투자처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이번 투자는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코인베이스가 지난해 11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구성 기업군에 편입되면서, 자동으로 KIC의 MSCI 추종 투자 포트폴리오에도 코인베이스가 담긴데 따른 것이다.
MSCI 내 비중에 비례한 보유 수량은 8700주로, 현재 시가 기준으로 약 23억원 정도다.
여전히 KIC는 암호화폐 관련 자산은 투자처로 적합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KIC 관계자는 “MSCI 추종 투자 기법상 간접적으로 미미한 투자가 이뤄진 것일 뿐”이라며 “가상화폐가 KIC의 투자 대상으로 적합하지 않아 직접 투자하지 않는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KIC는 이번 분기보고서를 통해 코인베이스뿐 아니라 다양한 자산에 새로 투자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 KIC는 전기차업체 루시드그룹(종목명 LCID) 주식을 10만2700주, 리비안 주식을 4만7200주 신규 매입했다.
또 후불결제업체 어펌(AFRM) 주식을 2만5900주 신규 매수했다. ‘동남아시아 우버’로 불리는 그랩(GRAB)도 25만4403주 사들였다.
반면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 주식을 전부(86만1931주) 처분했고, 차량공유업체 우버(UBER) 주식도 직전 대비 66%(224만2300주)나 줄이는 등 리오프닝 관련주는 대거 처분했다.
한편, 코인베이스는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로, 지난해 4월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됐다. 코인베이스의 실적은 암호화폐 가격과 연동돼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