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암호화폐를 활용한 범죄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암호화폐를 매개로 한 자금세탁은 무려 3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통신은 27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분석회사 체이널리스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암호화폐 자금세탁 금액은 2020년 66억 달러(약 7조9417억원)에서 2021년 86억 달러(약 10조3483억원)로 급증했다.
이는 지난 5년 동안 최고치인 2019년의 109억 달러(약 13조1109억원)에는 미치지 않으나 1년 사이 20억 달러나 늘어난 것이다.
이렇게 세탁된 금액의 대부분은 통상적으로 알려진 암호화폐 거래소인 중앙집권식 거래소로 옮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체널리시스는 “지난해 합법적·불법적 암호화폐 활동 모두 크게 성장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지난해 암호화폐 자금세탁이 급증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가상화폐를 이용한 돈 세탁이 가장 두드러지는 부문은 탈중앙화 금융 애플리케이션인 디파이(DeFi)였다.
전통적인 금융 밖에서의 가상화폐 거래를 촉진하면서 돈 세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체널리시스는 “디파이 프로토콜 중 다수가 다양한 유형의 암호화폐를 빠르게 교환할 수 있도록 해 범죄자들 사이에서 이와 같은 전략 변화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디파이를 통해 세탁된 자금 규모는 한해 전체 금액의 17%인 14억6200만 달러(1조7576억 원)로 전년 대비 2% 증가했다.
이외에 채굴풀와 고위험 거래소 및 거래 내역을 숨기기 위한 믹싱앤텀블러(Mixing and Tumbler, 이하 믹싱) 등을 통해 들어온 가상화폐 수량도 늘어났다.
불법 거래가 다수 발생하는 다크웹 또는 랜섬웨어 해커들이 지난해 벌어들인 가상화폐 규모는 86억 달러(한화 약 10조 3397억 원)로 집계됐다.
체널리시스는 “마약 밀매와 같은 오프라인 범죄에서 발생한 금융 화폐가 얼마나 많은 양의 가상화폐로 전환돼 세탁되는지 측정하는 것은 어렵다”면서도 “이러한 행위는 분명히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