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 화폐 ‘비트코인’을 저장한 하드디스크를 실수로 버린 영국의 한 남성이 쓰레기 매립지를 파보게 해달라고 당국에 9년째 요청하고 있다.
영국 매체들에 따르면 영국 웨일스 뉴포트에 사는 개발자 제임스 하웰스(35)는 9년째 당국에 쓰레기 처리장을 파헤치게 해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자신의 실수로 버린 비트코인이 저장된 하드디스크가 묻혀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쓰레기장을 수색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의 사연을 살펴보면, IT 기술자로 일하던 그는 2009년 비트코인에 대해 알게 돼 재미 삼아 채굴 작업에 나섰다.
당시 비트코인 블록체인에 접속하고 있는 PC는 그의 노트북을 포함해 단 5대뿐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당시 노트북 팬에서 나는 소리가 시끄럽다는 여자 친구의 핀잔에 그는 일주일 만에 채굴을 관두고 하드디스크를 서랍에 보관했다.
이후 여자 친구와 집 청소를 하던 중 비트코인이 들어있던 하드디스크를 버리는 실수를 저질렀다.
하웰스가 주장하는 하드디스크 속 저장된 비트코인의 개수는 7500개이다. 이는 한화 약 43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를 찾기 위해 하웰스는 관계 당국에 쓰레기장 수색 요청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또 하드디스크를 찾게 된다면 비트코인의 일정 비율을 기부하고, 매립지를 파헤치며 드는 비용도 자신이 조달하겠다고 요청했다.
하웰스는 “250m x 250m x 15m, 약 4만 톤에 해당하는 쓰레기장을 25명 인부를 데리고 9~12개월 작업하면 된다”며 “쓰레기장 채굴에 드는 비용을 자신이 모두 감당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국은 하웰스의 제안을 거절했다. 쓰레기장을 파는 비용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하드디스크가 쓰레기장에 매립됐다는 것도 확실치 않다는 것이 이유다.
의회 대변인은 “매립지를 파내고 처리하는 데 수백만 파운드는 들 수 있는데 디스크드라이브를 찾는다는 보장은 전혀 없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게다가 당국은 하웰스가 혹여 하드디스크를 찾는다 하더라도 이미 고장났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하웰스는 과거 인터뷰에서 “드라이버 내부 플래터(platter, 데이터가 기록된 원판)는 손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며 “데이터 복구 전문가가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하웰스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하드디스크 내부는 잘 고장나지 않는다. 고장이 났더라도 복구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의 가격이 계속 오르다보면 시 관계자도 마음을 바꾸게 될 것”이라며 “희망을 저버리지 않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