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창시자로 알려진 ‘나카모토 사토시’의 정체가 다시 미궁에 빠졌다.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진행된 재판에서 비트코인을 공동으로 창시했다는 주장이 기각됐기 때문이다.
6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연방법원의 배심원단은 크레이그 라이트와 데이비드 클라이먼이 동업해 비트코인을 만들었다는 주장을 기각했다.
배심원단은 라이트를 상대로 제기된 부당이득, 사기, 횡령, 파트너십 의무 위반 등 혐의 10건 중 9건을 기각했다.
인정된 1건의 혐의는 라이트가 ‘W&K 인포메이션 디펜스 리서치’ 관련 지식재산권을 침해했다는 것으로, 사토시의 정체와는 무관한 것이다.
배심원단의 결정으로 비트코인 창시자의 정체는 다시금 베일 속으로 감춰지게 됐다.
앞서 클라이먼의 유족은 동업자인 라이트를 상대로 비트코인 110만개의 소유권을 두고 소송을 제기했다.
유족 측 주장은 클라이먼과 라이트가 ‘W&K 인포메이션 디펜스 리서치’라는 사업체를 차리고 2008년 비트코인을 만들어 2009년 출시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유족들은 나카모토 사토시가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비트코인 110만 개의 절반을 나눠줄 것을 요구했다.
라이트는 주 출신의 프로그래머로, 자신을 비트코인의 창시자인 나카모토 사토시라고 주장하고 있는 인물이다.
비트코인은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프로그래머 또는 프로그래머 집단이 만든 것으로, 2018년 10월 출간된 백서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고 전해진다.
만약 라이트의 주장대로 그가 사토시라면, 사토시가 소유하고 있다는 비트코인 110만개를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동안 라이트는 비트코인을 팔거나 이전하지 않았다.
만약 유족 측의 주장이 인정되면 라이트는 비트코인 창시자인 것이 입증되고, 유족에게 110만 비트코인의 절반을 줘야 했다.
나카모토가 보유한 비트코인 110만 개의 시세는 500억 달러(약 59조원) 이상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법원의 결정으로 라이트의 사토시 주장설은 다시금 의문으로 남게 됐다.
외신들은 “이번 평결로 나카모토의 정체를 둘러싼 미스터리가 조만간 풀릴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