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지정한 엘살바도르 정부가 이번에는 화산을 이용한 암호화폐 채굴에 나설 방침이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화산 채굴 시스템에 관한 영상을 공유했다.
그가 공개한 영상에는 화산 근처 지열 에너지 발전소에 ASIC 비트코인 채굴 장비가 설치되는 모습이 담겼다.
부켈레 대통령은 “첫번째 단계”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부켈레 대통령은 지난 6월 9일 촬영된 영상에서 “우리 화산에서 배출되는 100% 청정 지열 에너지가 95MW에 이른다”면서 화산을 동력으로 한 비트코인 채굴에 대해서 강조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화산에서 나오는 청정에너지를 이용해 비트코인 채굴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화산 인근 지열 발전소에 비트코인 채굴 장비를 설치해 발전소에서 나오는 저렴한 전력을 이용해 대량 채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엘살바도르는 중남미 최대의 지열 발전소 운영국이기도 하다.
화산 채굴 시스템은 화산 인근 지열을 이용한 재생 에너지 활용이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암호화폐 지지자들은 엘살바도르의 화산 채굴 시스템이 암호화폐 산업의 탈 탄소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일부 엘살바도르 시민들은 에너지 사용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비트코인 채굴을 위한 발전소를 건설하는 것 보다는 전체 인구에게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전력망 확충에 쓰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엘살바도르는 지난 7월 전력 부족으로 대규모 정전 사태를 겪으면서 국민들이 불편을 겪은 바 있다.
또 화산 채굴 시스템 건설 비용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채굴 시스템 건설을 위한 예산 확보가 다른 복지나 기타 인프라 구축 예산을 삭감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다.
부켈레 대통령은 채굴 시스템 건설에 4억8000만달러(약 5600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했지만, 관련 인프라 비용까지 포함하면 더 큰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켈레 대통령은 “적지 않은 비용이 들지만, 채굴된 비트코인이 국가 예산은 물론 엘살바도르 디지털 경제에 기여하면서 선순환이 생길 것”이라며 “화산 채굴 시스템은 중요한 국가 유산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