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거래(마켓)가 종료된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의 거래대금이 현저히 줄었다.
특정금융정보거래법(특금법)에 따라 국내에서 가상자산 사업을 하려는 거래소는 24일까지 ISMS 인증, 은행 실명계좌 등을 확보해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해야 한다.
신고 기한이 끝난 27일 조건을 모두 갖춰 신고해 원화 마켓을 운영할 수 있는 곳은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4곳 뿐이다.
이외에 25개의 거래소들은 ISMS 인증만 확보해 코인마켓(코인으로 코인을 매매)을 운영하는 사업자로 신고했다.
코인마켓만 운영하는 거래소들의 거래대금은 특금법 이전과 비교해 급격하게 쪼그라들었다.
은행 실명계좌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부정적인 인식에 투자자금을 일단 회수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대부분 신규 투자자는 원화 마켓이 사라지면 본인 소유 가상화폐도 아예 사라지는 것이 아닌지 불안해 한다”며 “거래소에서 당장 원화로 전환이 어려우면 거래 자체를 안 하겠다고 결정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3∼4월 가상화폐 시장이 활발할 때 많이 들어왔던 신규 투자자들이 특히 불안감에 자금을 대거 회수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사실상 대부분의 거래가 원화마켓에서 이뤄졌기에 거래대금의 감소는 필연적이란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지난 24일 중국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이 모든 종류의 가상화폐 거래를 “불법 금융 활동”으로 규정하고 강력한 단속을 예고한 것이 ‘겹악재’가 됐다.
이는 국내외 가상화폐 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줘 가격 하락과 거래 위축으로 이어졌다.
은행 실명계좌를 확보하지 못한 거래소들은 원화 마켓을 ‘일시 중지’한 것이라고 공지하면서 여전히 실명계좌 확보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코인거래소 지닥은 공지사항에 “원화 마켓 재개를 위해 실명계좌 확보를 완료하고 조속한 시일 내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프로비트도 “코인 마켓 사업자 신고 이후에도 원화 마켓 재개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ISMS 인증을 받은 거래소들은 추후 은행의 실명계좌를 확보해 변경 신고를 하면 당국 심사를 거쳐 원화 마켓 운영을 재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