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전자지갑을 해킹당해 1000만원가량을 피해 본 가입자가 암호화폐 거래소 운영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울산지법 민사항소2부(이준영 부장판사)는 암호화폐거래소 가입자인 A씨가 B 암호화폐거래소 운영 업체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을 기각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9년 4월 B업체 전자지갑에 보유하고 있던 1.72964646 BTC(1100만원 상당)가 해킹당해 해외에 있는 다른 사람의 전자지갑으로 송금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A씨는 고객의 암호화폐를 안전하게 보관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며 B사를 상대로 손해배상금으로 1100만원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B업체가 가입자 정보 누출과 전자지갑 계정 해킹 방지, 거래 내용 문자전송 서비스 등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하지 않아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 가입자 정보 누출이 B업체 측 과실이라고 볼 증거가 없다고 판단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해커로 추정되는 인물이A 씨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을 이용해 접속하는 과정에서 이상한 점이 없었기 때문에 B 업체가 비정상 거래를 눈치챌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이유다.
재판부는 전자지갑과 상관없이 A씨 개인정보가 휴대전화 해킹이나 복제 등을 통해 누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또 B업체가 한국인터넷진흥원으로부터 매년 정보보호관리체계 심사·인증을 받아 정보보호 조치에 미흡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의 관리와 무관하게 원고의 휴대폰이 해킹당하거나 복제당해 원고의 개인정보가 제3자에게 유출됐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해외 IP 접속차단 등은 거래를 주선하는 피고의 영업에 대해 법령상 부과된 의무가 아닌 만큼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앞서 법원은 해킹을 당해 전자지갑에서 암호화폐를 탈취 당한 이용자에 대해 암호화폐 거래소가 직접 고객 손실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 2019년 서울남부지방법원은 해킹으로 인해 암호화폐 거래소 전자지갑에 보유하고 있던 9종의 암호화폐와 현금을 잃어버린 투자자가 업체를 상대로 제기한 5886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거래소는 2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일일 출금한도 제한을 지키지 못한 것은 거래소의 잘못이라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