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비트코인을 공식결제 수단으로 인정하는 일부 국가들의 움직임에 다시 한번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IMF는 29일(현지시간) 공식 트위터에 지난달 공식 블로그에 게재한 ‘암호화폐가 국가 통화? 너무 나갔다(Cryptoassets as National Currency? A Step Too Far)’라는 제목의 글을 리트윗했다.
그러면서 “암호화폐를 국가 통화로 취급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지름길”이라며 “비트코인 등 민간 발행 암호화폐는 상당한 위험을 수반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트윗의 배경엔 쿠바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엘살바도르에 이어 쿠바가 비트코인을 사실상 공식통화로 인정했기 때문이다.
최근 쿠바 중앙은행(BCC)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상업 거래에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고, 관련 서비스 제공업체에 라이선스를 부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경제 제재로 유통되는 현금이 부족해지면서 쿠바 중앙은행이 궁여지책으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쿠바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쿠바 경제봉쇄 조치를 단행하고, 동맹국인 베네수엘라의 원조 급감과 수출 감소로 달러 사용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까지 겹치면서 경제 상황은 더더욱 나빠졌다.
하지만 IMF는 암호화폐를 공식 결제 수단으로 쓰는 국가가 늘어나면 거시 경제의 불안정성이 확대될 것을 우려하는 입장을 표해왔다.
IMF는 지난달에도 블로그를 통해 법정화폐로 암호화폐를 사용하기 위해선 아직 많은 단계가 남았다는 글을 올렸다.
일부 국가에서 암호화폐를 화폐로 지정하려는 유혹에 빠질 수 있지만 이를 도입하면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이 무너져 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 때문에 물가가 불안정해지고 재정 건전성이 훼손될 수 있고, 자금 세탁을 막을 수 있는 장치가 없어 테러 자금 지원, 탈세 등의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 등이 문제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IMF가 기축 통화인 미국 달러의 패권을 지나치게 옹호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유명 암호화폐 애널리스트 플랜비(PlanB)는 트위터에서 “비트코인보다 현재 법정통화인 달러가 더 위험하다”면서 “끝을 모르는 (IMF의) 암호화폐 평가절하야말로 ‘현명하지 못한 지름길'”이라고 반박했다.